종로구 “지적 수용해 행사 취소”
2017년 4월 서울 종로구 숭인공원 일대에서 열린 단종비 정순왕후 추모문화제. 종로구 블로그 캡처

서울 종로구가 시대착오 논란을 부른 ‘정순왕후 선발대회’(본보 13일자 7면)를 취소했다.

18일 종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15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워 “당초 취지가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행사 취소를 알렸다.

당초 종로구는 정순왕후 선발대회를 19, 20일 종로구 숭인공원 일대에서 개최하는 ‘2019 단종비 정순왕후 추모문화제’의 하나로 기획했다.

조선의 6대 왕 단종의 부인인 정순왕후(1440~1521)는 양반 집 딸로 태어나 15세에 단종과 혼인했지만, 18세가 되던 1457년 단종이 죽자 82세로 생을 마칠 때까지 홀로 살았다.

종로구에는 정순왕후가 머물렀던 청룡사와 단종의 안위를 빌기 위해 매일 올랐다는 동망봉, 단종이 영월로 유배될 때 마지막 인사를 나눈 영도교 등의 사적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종로구는 2008년부터 정순왕후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올해는 만 15∼20세 여성 지원자를 대상으로 왕비 간택 행사를 재현하는 정순왕후 선발대회를 계획했다.

구는 ‘60여 년을 홀로 지내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종을 그리워하며 서러운 삶을 살았던 절개와 충절의 상징’이라고 정순왕후를 소개했다. 하지만 부친 성함 한자쓰기, 다과 먹기, 장기자랑 등의 선발 방식은 물론, 64년 수절을 기린다는 선발 취지 자체가 현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종로구는 올해 추모 문화제에서 정순왕후 선발대회를 제외하고 △추모제례 △어가행렬 △영도교 이별식 △정순왕후 골든벨 △여인시장 플리마켓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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