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출연 “4ㆍ27 남북정상회담 1년 맞아 DMZ ‘인간띠잇기’” 
2002년 7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부천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옆에 배우 문성근씨가 함께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이자, 영원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문성근씨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며 “참 멋진 사나이”라고 말했다. “모두 다듬어 통조림을 만드는 우리 교육제도 안에서는 보기 힘든, 원석을 유지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음달 23일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다.

문씨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유서 열 세 문장 중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압박한 이명박 정권이나 ‘조선일보’, 검찰을 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느냐”며 “그러나 ‘운명이다’라는 말은 그건 역사의 산물이니 화를 내봐야 원인이 바뀌지 않는다, 근본의 구조 모순을 해결해야 된다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생전 노 전 대통령의 동지이자 지지자였던 그는 고인의 인간적인 매력도 회고했다. 문씨는 방송에서 생전 노 전 대통령의 연설을 잠시 들은 뒤 “원고 없이 메모 몇 줄 가지고 하는 연설”이라며 “그러니까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서민 풍모의 격정을 배우로서 느껴보면, 연기자로서 흉내 낼 수 없는 매력을 가진 분”이라고 덧붙였다. 문씨는 노 전 대통령을 “참 멋진 사나이”라고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부산 공해문제연구소 간사였던 여학생을 변호하면서 법정에서 검찰의 기만적인 행태에 분개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문씨는 “법정에서 그렇게 변호사가 흥분하는 걸 처음 봤다고 하더라”며 “우리 교육 제도 안에서는 참 보기 힘든, 다듬어서 통조림을 만드는데 그러지 않은, 원석을 그냥 유지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2009년 5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사흘째날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던 문성근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해는 문씨의 부친 고 문익환 목사가 방북한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989년 당시 문씨의 나이는 서른 여섯이었다.

문씨는 “(아버지가) 가족과 논의하셨는데 충격적이어서 굉장히 걱정을 했다”며 “장남 문호근과 저에게 차례로 같이 가자고 하셨는데 여권 문제로 잘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분단을 강제한 동서 냉전이 곧 끝나간다, 끝나면 우리는 분단돼 있을 필요 없다, 그러면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 것이냐, 그래서 김 주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타진하겠다라는 생각으로 가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문 목사는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허담 당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회담을 해 ‘자주적 평화통일과 관련된 원칙적 문제 9개항’이란 제목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문씨는 “그 합의가 11년 후에 6ㆍ15(남북공동)선언이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방북한 문 목사는 귀환 즉시 구속됐다. 그때 법무부장관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문씨는 “72세 때 돌아오셨는데 그냥 구속하더라”며 “형 집행 정지로 풀렸다가 그거 취소하고 재수감해서 여섯 번째 들어가는데 그때가 칠십이 넘은 나이였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그래서 (구속된) 김기춘씨가 ‘나 노령이니까 풀어주라’라는 얘기를 분명히 할 테니까 (고령의 부친을 구속했던) 기억을 되살려 드리겠다고 SNS에서 알려줬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오는 27일 4ㆍ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당일 오후 2시 27분에 고성에서부터 강화까지 휴전선 DMZ(비무장지대) 500㎞을 인간띠로 잇는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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