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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기만 하는 전시 그만! 모마 등 세계 미술관들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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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기만 하는 전시 그만! 모마 등 세계 미술관들의 변신

입력
2019.04.18 04:40
수정
2019.04.25 10: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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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확장 재개관하는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외관도. MoMA 제공
오는 10월 확장 재개관하는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외관도. MoMA 제공

전 세계 미술관들이 확장과 재개관으로 실험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 전시 문법을 깨고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적극 수용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ㆍ모마). 뉴욕 랜드마크이자 매년 관람객 300만명이 찾는 모마는 오는 6월부터 4개월 간 확장 공사를 통해 갤러리 면적을 30% 이상 늘린다. 16일 한국을 찾은 글렌 로리 모마 관장과 사라 스즈키 오프닝 디렉터는 “전통적 전시 문법에서 벗어나 관객과 현대미술이 유기적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미 세계적 미술관으로 자리잡은 모마가 거듭 변신을 모색한 가장 큰 이유는 현대 미술의 매체 다양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 받는 작품 중에는 영상, 설치, 퍼포먼스 비중이 큰데, 전시 플랫폼은 여전히 벽면에 ‘거는’작품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

이에 모마는 총 면적을 4,600㎡ 가량 늘리면서 다양한 구조의 갤러리를 구성하고 퍼포먼스 공간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스즈키 디렉터는 “이전까진 갤러리마다 회화, 드로잉, 조각을 따로 전시하는 등 전통적 방식으로 작품을 선보였다”며 “이제는 회화, 영상, 사진 등이 한 데 어우러져 보다 통합적인 관람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4층에 설치되는 건물 2개 층 높이의 스튜디오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글렌 로리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술관 확장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렌 로리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장이 16일 서울 용산구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술관 확장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장품은 꾸준히 쌓이는데 관객에게 선보일 기회는 적다는 점도 확장 계기 중 하나다. 지금 건물에서 모마가 전시할 수 있는 소장품은 1,500점 정도다. 세계 각국의 현대미술품을 다양하게 소장하고도 그간 유럽, 미국 위주의 전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로리 관장은 “2,500점을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대하고 다양한 작가들을 다룰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MMCA) 청주관의 수장고. MMCA 제공
지난해 12월 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MMCA) 청주관의 수장고. MMCA 제공

세계 다른 미술관들도 모마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국 국립현대미술관(MMCAㆍ국현)도 소장품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전시 공간 부족으로 실현이 쉽지 않았다. 고심 끝에 국현은 지난해 12월 말 개방형 수장고 형태인 청주관을 개관해 작품 4,000여점을 과천관에서 청주관으로 연내 이전할 계획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노턴 뮤지엄 역시 1만점이 넘는 소장품을 관객에게 더 많이 개방한다는 취지로 갤러리 공간을 1만1,000㎡ 넓혀 올해 2월 재개관했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는 올해 중 중국 상하이에 분관을 차린다. 모마처럼 다양한 지역을 아우른다는 철학을 실현함과 동시에 전 세계 미술계가 아시아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상하이 퐁피두는 유럽과 아시아 미술의 소통 창구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올 3월 카타르 도하에 개관한 카타르국립박물관. 카타르국립박물관 제공
올 3월 카타르 도하에 개관한 카타르국립박물관. 카타르국립박물관 제공

올해 각국에 새로 개관한 미술관들의 면면도 눈에 띈다.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국립박물관은 올해 3월 문을 열었는데,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아랍 미술품과 유물들을 전시한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건축물은 비정형 꽃잎 형태의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끈다. 미국 뉴욕의 셰드(개관 올 4월), 스위스 주슈의 뮤지엄 주슈(올 1월), 독일 데사우의 바우하우스 뮤지엄(올 12월),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 포럼(올 12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알베르티나 쿤스틀러하우스(올 가을) 등도 미술 애호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김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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