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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폰 급한 애플 “퀄컴과 특허전 합의”…삼성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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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폰 급한 애플 “퀄컴과 특허전 합의”…삼성 촉각

입력
2019.04.18 04:40
수정
2019.04.18 07:5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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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의 퀄컴 부스에 5세대(5G) 이동통신 선전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의 퀄컴 부스에 5세대(5G) 이동통신 선전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2년간 최대 27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초대형 특허 분쟁을 벌였던 애플과 퀄컴이 전격 화해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퀄컴의 모뎀 칩 공급이 끊겨 5G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했던 애플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5G 스마트폰 대전에서 한 발 물러서 있었던 애플이 이번 합의로 이르면 연내 5G 폰을 내놓을 수 있게 되면서 내심 독주를 기대했던 삼성전자의 발걸음도 빨라지게 됐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과 퀄컴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특허 소송과 관련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 합의로 양사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진행했던 80여건의 소송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애플이 퀄컴에 일정 금액의 특허 사용료(로열티)를 지급하고 2년 연장이 가능한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합의는 지난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소송은 2017년 1월 시작됐다. 당시 애플은 “퀄컴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모바일 칩셋의 로열티를 과도하게 요구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애플의 소송 제기에 대만 폭스콘과 페가트론 등 아이폰 부품 조립 업체들도 가세하며 소송금액은 270억 달러로 불어났다. 퀄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퀄컴은 “애플이 로열티 지급 계약을 위반했다”며 70억 달러의 맞불 소송을 제기했다. IT 업계 사상 규모가 가장 큰 소송전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소송전이 길어지면서 손해가 커졌다. 특히 5G 폰이 전격 상용화 되자 애플 쪽이 급해졌다. 애플은 퀄컴으로부터 5G 모뎀 칩을 공급 받아야 5G폰을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5G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퀄컴과 삼성전자, 화웨이 정도다. 애플은 삼성 등에도 칩 공급을 타진했으나 물량 부족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도 혹시 모를 패소에 대비해 애플과 합의한 것이 좋은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퀄컴이 패소할 경우 3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야 하고, 칩을 공급받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부터도 줄 소송을 당할 수 있었다.

이번 합의로 퀄컴의 빈자리를 노리던 인텔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인텔은 애플이 내년 출시할 예정이었던 아이폰용 5G 모뎀 칩 공급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양사가 소송을 취하하고 칩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할 동력을 잃게 됐다. 인텔은 양사의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5G 모뎀 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며 5G 스마트폰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이날 두 회사의 합의로 글로벌 5G 경쟁은 더 치열해지게 됐다. 당초 애플은 퀄컴 대신 인텔을 파트너로 삼고 내년 5G폰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인텔의 공급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퀄컴과 화해하면서 애플은 이르면 올해 안에 5G 폰을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5G폰 세계 최초 출시의 선점 효과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충성 고객이 많은 애플이 5G 시장에 진출하면 그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이폰 5G 모델 출시가 늦어질수록 초기 형성된 시장 판도를 단박에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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