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반기문 국기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중국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우리 먼저 저감 노력을 충실하게 이행한 뒤 협력을 요구해야 한다며 외교적 접근에 있어서 신중론을 펼쳤다.

반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미세먼지 해결 위해 온 국민 힘 모아야 할 때’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무 성과도 없는 책임공방이 아니라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협력”이라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는 국내적 노력과 중국과 공조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의 책임자로서 국내 요인은 각계 목소리를 담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국외적 요인은 과학적 근거를 꼼꼼히 챙기며 외교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우리나라가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양국이 경험을 공유해 가며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리간제(李干杰) 중국 환경부 장관은 국제 협력에 공감을 표시했고 나도 중국과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블레임 게임’은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중국을 포함해) 주변 국가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선 우리도 최상의 해결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우리가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때 주변국에도 내실 있는 협력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중국과의 대화를 위해 동북아 월경성 대기오염에 대해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발생량, 영향의 범위 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마련하려면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하기에 중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의 과학자들도 연계해서 동북아 월경성 대기오염을 연구해 국제사회가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결과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직 시절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이끌어낸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국제 인맥도 총동원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내 요인에 대해선 ‘초당적 협력’과 ’국민 전체의 동참’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크고 작은 불편함과 손해를 감수할 수 있고 적지 않은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수반될 수 있으며 사회적 갈등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집단 간의 대결이나 정치권의 정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국가 간 구속력이 있는 협약 체결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1960~1970년대 유럽 내 산성비 문제가 심각해지자 개별 국가 1979년 북유럽이 제안하고 소련(현 러시아)이 주도한 유럽 주요 국가 간 대기질 협약인 ‘월경성대기오염물질협약(CLRTAP)’처럼 관련 국가 간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2013년~2017년 베이징(北京) 등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40~60% 감소했다고 하나, 중국과 가까운 백령도나 태하리 미세먼지 농도 감소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중국 주요 도시뿐 아니라 그 주변부까지 포괄하는 광역대기 개선이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또 “주변국과의 대기질 개선 관련 협력사업이 자발적 단계에 머물고 있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중국에 대해서는 1단계로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 30% 저감을 요구한 뒤 2단계로 중국으로부터의 미세먼지 이동량 30% 저감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