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이 마지막 엄호’ 경고 메시지 해석
[저작권 한국일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에도 19일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이 후보자가 결격사유가 없다고 엄호하면서도 여당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언급해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준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때) 7대 인사기준을 보는데, 국민정서 측면을 보완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며 “실제 청문회를 하면 국민정서랑 다른 부분이 나오는데, (청와대가) 이 부분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그 동안 청와대와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야당의 공세에 맞서왔던 점에 비춰보면,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청와대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최정호 국토교통부ㆍ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이미선 후보자까지 부실검증 논란이 계속되자 공개적으로 청와대에 옐로카드를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여당 의원들이 비공식적 자리에선 부실검증에 따른 불만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있다.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고 여론의 반발을 무마하느라 여당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도 이 후보자가 여성과 노동자 입장을 배려해 내린 판결 6개를 기자들에게 알리며, 이 후보자의 진면목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중진의원은 “청와대가 일은 벌려 놓고 뒤처리는 당에서 하고 있어 정작 당이 중요한 현안에 집중을 못한 채 정쟁에 휘말리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주식거래에 불법성이 없었다고 해도 애초에 이 후보자는 청와대 검증에서 걸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꽤 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해찬 대표는 이날 이미선 후보자에 대해선 결격사유가 없고, 여론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으면 심각한 문제이지만, 그건 아니라고 밝혀졌다”며 “주말을 거치면서 지금보다 여론이 더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당청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이 대표는 “어느 때보다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당 주변에선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인사가 계속되면 더 이상 엄호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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