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서 당 지지율 악화 등 위기감에 조국 출마시켜 반전 카드 활용 
 10월이면 역대 최장 민정수석… 일각선 “교체명분 만들기” 관측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내년 총선 출마론이 공론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최근 조 수석을 영입하겠다고 공언한 후,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조 수석의 출마를 언급하면서다.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로 불리는 부산·경남(PK) 선거판을 이끌 간판주자로 활용한다는 것이지만, 일각에선 잇따른 인사검증 실패의 총책임자인 그의 교체 명분을 만들기 위한 차원이란 관측도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조 수석의 총선 차출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 수석이 민정수석을 영원히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자유한국당의 조 수석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조 수석이 명확하게 책임이 있어야 물러나게 할 것 아니냐”며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은 가짜뉴스를 가지고 물러나라고 그러는데, 인정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차출론과 관련해 “선거라는 것은 차출하는 것이 아니다”며 “본인이 정치적 의지를 갖고 정치를 하겠다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영입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재수 의원이 지난 11일 “조 수석이 영입 1순위”라며 차출론을 제기했지만, 당 지도부의 공식적인 언급은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에서 조 수석과 함께 근무한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도 전날 라디오에 나와 “내년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기 때문에 때가 되면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설마 (조 수석이) 저만 뛰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윤 전 수석은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선언했다.

조 수석 영입론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구속, PK 지역에서의 당 지지율 악화 등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조 수석을 출마시켜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 한 의원은 “PK 지역은 내년 총선의 승부처인데 최근 바닥 민심을 들어보면 위기감을 느낀다”며 “조 수석뿐 아니라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조 수석 차출론의 배경에는 민정수석 임기 문제도 연관돼 있다. 조 수석은 공공연히 “문 대통령의 역대 최장 민정수석 기록(2년4개월)을 깨면 불충”이라고 했는데, 올해 9월이 2년4개월 째다. 특히 최근 잇따른 인사검증 실패로 거센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총선 차출론으로 조 수석의 퇴로를 열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없지 않다. 민주당 한 의원은 “조 수석은 강하게 총선 불출마를 얘기하고 있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일단 검경수사권 조정, 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 등 사법개혁이 매듭된 후 거취가 분명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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