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ㆍ노트르담 성당, 국민 얼 깃든 양국 상징… 닮은 꼴 악몽에 슬픔 더 공감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11년 전 서울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2008년 2월 발생한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말이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한국과 프랑스 수도의 랜드마크이자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다. 무엇보다 두 나라 국민의 얼이 깃든 상징이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서울 중구의 숭례문은 조선이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면서 세운 도성 정문으로, 현존하는 서울의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됐다. 태조 7년(1398)에 완공돼 세종 30년(1448) 개축되고 성종 10년(1479) 대대적으로 보수됐다. 파리 시테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연 석조 건물이다.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장례식 등이 대성당에서 열렸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1831)의 무대이기도 하다.

숭례문은 70대 남성의 방화로 2층이 전소되는 등 잿더미가 됐다가 2013년 복구됐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원인은 16일 현재 실화로 추정된다. 공교롭게도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 모두 전소를 피한 대신 지붕을 잃었다. 2008년 한국인들도, 16일 프랑스인들도, 화변을 지켜 보며 참담한 눈물을 흘렸다. 언론은 당시 숭례문 화재를 “국치”에 빗댔고,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두고는 “프랑스가 불탔다”고 탄식했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의 수난은 처음이 아니다. 숭례문은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지붕 일부가 파괴됐고, 1961년부터 3년간 이어진 해체 복원 작업으로 지금의 모습을 찾았다. 대성당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 때 심하게 파손됐다가 19세기 중반 보수됐다. 숭례문과 대성당 모두 관광객이 제일 먼저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2008년 화마에 휩싸인 숭례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숭례문의 비극을 상기해서인 듯, 문화재청은 바짝 긴장했다. 16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 “한국 정부를 대표해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화재에 취약한 국내 문화재의 안정 상황을 긴급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재청이 파악한 전국의 화재 취약 국가지정문화재는 469건. 해당 문화재의 소방시설을 비롯한 방재시설을 확인하고 현장 안전 점검을 강화할 것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전국의 궁궐, 종묘와 조선왕릉, 충남 아산시 현충사 등에 대해선 소방시설 점검을 곧바로 시작했다. 문화재청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원인과 화재 진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최근 동해안 산불 발생 이후 가동 중인 문화재 안전상황실 운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숭례문 화재를 수사한 경찰은 “문화재청, 소방당국, 서울 중구청 등 유관 기관의 부실 관리로 피해가 커졌고, 특히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 등 유관 기관들이 비상연락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진화 시간이 허비됐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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