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경북도 북방경제지도. 김문중 기자
중국배의 울릉도 피항 모습. 울릉도 대표 특산물인 오징어가 ‘금징어’가 된 건 중국 어선들이 동해 북한 해역에서 울릉도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오징어를 싹쓸이하기 때문이다. 경북도 제공

동해 북한 수역 ‘은덕어장’ 수산자원 개발, 환동해 신북방 관광벨트, 남북 한복자수문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등재 등 4가지 사업이 경북도의 남북교류시대 대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접어드는 징후를 보였지만, 지난달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3차 정상회담 중재에 나서면서 남북 관계는 언제든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준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개인적 관계가 매우 좋다는 북한 김정은의 말에 동의한다. 어쩌면 훌륭하다(excellent)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며 “우린 서로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3차 회담 또한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 남북경협구상

사업명내용
환동해북방물류 개척중 동북2성(지린성ㆍ헤이룽장성)-나진-포항 항로개설
크루즈관광 삼각벨트2020년까지 영일만항에 7만5,000톤급 크루즈 전용부두 조성
환동해관광지구 개발금강산ㆍ백두산ㆍ나선특구 관광지 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
수산자원공동개발낙후한 북한어선ㆍ어업기술 선진화 지원
광물자원 공동개발포항공대와 북한 김책공대, 북한광물자원 공동연구 추진
TSR(시베리아횡단철도)강원 강릉-고성 제진역 단절구간(110.2㎞) 조기 착공 추진
아시안하이웨이영덕-삼척구간(117.9㎞) 조기 착공 추진
경북남북경협경제인포럼 운영남북경협대상 사업과제 발굴, 남북경협에 대비한 대북진출

북한수역 은덕어장 공동개발 추진

경북도는 동해 북한 수역 ‘은덕어장’ 수산자원 개발과 환동해 신북방 관광벨트 사업을 어업ㆍ관광 분야의 중ㆍ장기 사업으로 준비 중이다. 어장 개발과 관광벨트 등 실질적인 남북경제 협력사업은 UN과 미국의 대북제재 사업이지만, 대북제재 해제 시 선제적 대응을 위해 마련했다.

은덕어장은 원산 동방 70~150해리로 면적은 3만4,000㎢에 해당한다. 은덕어장의 수산자원 개발 사업은 중국어선의 오징어 싹쓸이 조업을 차단하기 위해 우선 과제에 올랐다.

회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보통 7월부터 9월까지 북한 수역에 머물다가 10월쯤 남한 수역으로 이동하는데, 중간 길목에서 중국어선이 싹쓸이 조업을 벌이는 탓에 우리 어업인들의 수익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소비자 가격을 널뛰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북도는 대북제재가 풀리면 1단계로 남북 공동으로 은덕어장의 자원량을 조사하고, 2단계로 입어료, 쿼터량, 감독관 등 구체적인 입어협상을 벌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중국어선 1척당 북한 수역 입어료는 3만~4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경북도는 또 환동해 신북방 관광벨트도 구상하고 있다. 남북경협 분위기가 조성되고, 철도 개설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러시아 중국 몽골 등을 잇는 환동해 신북방 관광벨트가 경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경북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현재 단선 비전철인 동해중부선 포항~삼척 간 조속한 복선 전철화,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사업(TSR), 아시안하이웨이(포항~원산~하산) 고속도로 사업 등과 연계해 환동해 신북방 관광벨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경북도는 올초 동해안의 우수한 바다자원과 생태자원을 활용한 환동해 신북방 관광벨트 사업 시 관광수요 전망, 비전, 선도 사업 등을 타진하는 용역을 국책 연구기관에 의뢰해 둔 상태다.

경북도는 또 4개 분과 40여명으로 구성된 ‘경북도 남북경협 포럼’을 이달 발족한다. 포럼의 연구과제는 남북경협에 대비한 기업체 역량 강화, 경협 시 사업과제 발굴 등이다. 올 12월 최종 성과보고회를 갖고, 분과별 추진과제는 내년 1월 통일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복, 신한류문화콘텐츠로 개발

문화ㆍ체육 분야의 남북 한복자수문화 유네스코 등재는 대북제재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 언제든 실현가능한 남북교류 과제인 것이다.

경북도는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남북이 교류의 물꼬를 트면 한옥, 한식과 함께 우리 전통문화의 핵심인 한복을 북한의 것과 함께 새로운 한류문화콘텐츠로 개발할 계획이다. 2월에는 벌써 ‘한복인문학사전’을 발간했다. 한복인문학사전은 한복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 우리 민족의 정체성 찾기에 주안점을 뒀다.

사전은 한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 시대별 흐름과 특징 등을 담은 총설과 한복과 관련된 민담 전설 속담 민요 고전시가 관혼상제 등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선별한 343개의 표제어로 구성됐다.

경북도는 올 하반기에 8,140㎡ 규모의 지상 2층짜리 대한민국 한복진흥원을 경북 상주시 함창읍 함창명주테마파크 일원에 개원한다. 진흥원은 한복전시홍보관, 한복전수학교, 융복합산업관 등으로 구성된다. 진흥원은 전통문화산업이자 한국의 대표 문화브랜드이지만 통합지원 체계가 미흡한 한복산업의 활성화 기틀을 마련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건립된다.

경북도는 진흥원이 설립되면 ‘남북공동 10ㆍ21 한복의 날’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0월21일은 ‘한복의 날’로 한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한복의 우수성과 산업적ㆍ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96년 지정됐다.

경북도는 올해 ‘남북 공동 우리옷사전’ 발간도 추진한다. 우리옷사전은 한복인문학사전을 제작한 사단법인 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가 맡는다. 우리옷사전이 발간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남북공동학술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남북 복식문화의 개념과 인식을 논의하고 한복ㆍ자수의 동질성을 확인하며, 민족복식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재발견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 결과물을 모아 내년 한복ㆍ자수문화 남북 공동 유네스코 등재를 본격 추진한다.

한편 통일부는 3월 ‘2019 지자체 중점추진사업’에 경북도의 ‘북한 소재 목판 공동조사 연구사업’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북한에 있는 유교책판, 불교경판 등을 남북 공동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연구한 뒤,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목적으로 진행된다.

경북도는 안동 한국국학진흥원 등지의 유교책판 6만4,226점을 수집해 2015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켰다. 이를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 경상, 충청, 전라지역 목판 조사ㆍ연구를 완료했고, 올해부터 경기, 강원지역 목판을 조사한다.

경북도는 올해 북한 소재 목판 현황 파악, 국제학술대회 등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남북 공동조사,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추진계획 수립, 목판 교류 전시회 등을 거쳐 2023년 북한 목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남북경협이 재개될 것을 대비해 영일만항에서 출발해 금강산을 거쳐 울릉도로 돌아오는 크루즈 운항도 검토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는 어떤 국면에서 어떻게 진전될 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훈기자 s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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