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인 요인의 탈모인 M자형 탈모(위)의 초기증상과 스트레스성 탈모인 원형탈모 증상. 원인은 다르지만 생활습관에 따라 탈모의 진행정도와 치료도 차이가 크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달서구에 사는 남만호(46)씨는 모발이식을 하려다가 두상 부착형 탈모치료기를 구매했다. 광고에 따르면 이 제품은 전기자극으로 두피에 레이저를 분사해 진피층을 자극해서 혈액순환과 세포 조직 활성화로 모낭을 재생시킨다. 남씨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탈모가 치료된다는 생각에 흔쾌히 큰돈을 썼다. 하지만 몇 달을 사용했지만 머리카락이 새로 나기는커녕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다닌다는 놀림만 받았다.

이홍규 외과 전문의는 “시중에 나온 탈모 치료제품이 수천 가지가 넘지만 빠진 모발이 다시 재생되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탈모 조짐이 보이면 의료기관을 찾아 원인을 파악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또한 “조기 탈모 때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사용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년 남성에게 발견되던 탈모가 최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탈모환자가 늘면서 탈모 관련 시장이 급성장했다. 온라인에서 탈모에 좋은 샴푸, 기능성 제품 등을 검색하면 무수한 제품들이 고개를 내민다. 사용 후기에는 효과를 봤다는 댓글이 무수하다.

하지만 대부분 탈모치료제라기보다 탈모를 방지하거나 두피 건강에 좋은 제품에 불과하다. 또 ‘하더라’류의 제품이나 광고와는 다른 성능 때문에 문제가 종종 생기곤 한다. 탈모의 원인을 파악하기보다 광고만 믿고 제품을 사용했다가 오히려 탈모가 더 진행되어서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경우가 흔하다. 탈모보조제나 치료를 위한 제품은 탈모치료를 하면서 보조제품이나 두피건강을 돕는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탈모는 원인과 진행 과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모발은 3~6년 정도 자라다가 빠지고 2~3개월의 휴지기를 가진 후 다시 모발이 자라는 순환을 반복한다. 정상적인 경우 하루 50~70개의 모발이 빠지고 전체 모근의 2~5% 정도가 휴지기를 가진다.

하지만 휴지기인 모공이나 모발이 나지 않는 모근이 늘어나면 이를 탈모라고 부른다. 탈모는 크게 유전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머리를 감을 때 제대로 헹구지 않거나 모근 위에만 세척할 경우 모발에 악영향을 미친다. 모근이 막히지 않게 머리를 감을 때 거품을 낸 후 3분 정도 불린 후 모근을 마사지 해주는 방법은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다. 대구기독병원제공.

◇ 유전적인 원인 탈모

유전은 가장 흔한 남성 탈모의 원인이다. 탈모 가족력이 있는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DHT로 바뀌게 되는데 이 DHT의 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탈모다. 후두부나 주변머리를 제외하고 이마가 넓어지거나 M자형으로 탈모가 시작되고 정수리를 거쳐 후두부 상단까지 주로 진행된다. 20대에서 30대부터 이마가 넓어지는 조짐이 보인다. 유전적인 원인의 탈모는 치료보다 탈모 진행을 늦춘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능한 조기에 남성호르몬을 조절해주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탈모 진행이 최대한 늦춰지도록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후천적인 원인 탈모

최근 후천적인 원인의 탈모도 많아지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이 질환은 갑자기 탈모가 진행되거나 부분적인 원형탈모가 일어난다. 잘못된 다이어트로 영양이 부족해지거나 약물사용, 출산, 수술 등의 이유로 발병한다. 조기에 치료를 할 경우 치료가 가능하다.

그 외 면역기능 이상으로 면역세포가 모발을 공격하는 경우에 탈모가 유발되기도 한다. 그러나 두피에 열이 많아서 탈모가 생긴다거나 피지 등의 찌꺼기가 모공을 막아서 탈모가 생긴다는 것은 비의학적인 주장이다. 탈모가 진행됨에 따라 모발의 굵기는 가늘어지는 반면 모낭 옆에 존재하는 피지샘은 점점 커지기 때문에 탈모가 있는 사람은 피지 분비가 증가할 뿐이지 그것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두피의 열 때문에 탈모가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면 모발이식 후에 이식받은 머리카락은 빠지지 않는 사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잘못된 정보다.

◇바르는 탈모치료제

국소형 남성 탈모치료제가 있다. 모낭이 자랄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약물이다. 직접 두피에 바르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탈모진행을 늦추기도 하지만 모발이 새로 나는 경우도 있다.

단점은 약을 중단하면 탈모가 재발하기 때문에 꾸준히 계속 사용해야 한다. 부작용도 있다. 가려움증, 피부 발진, 염증 및 두피가 붓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예전의 액상 방식은 바를 때 불편함이 있었는데 최근 폼 방식으로 나온 제품은 헤어스타일링 제품처럼 바르기가 편하여 사용량이 늘고 있다.

◇먹는 탈모치료제

탈모약은 바르는 탈모치료제보다 효과가 크다. 먹는 탈모치료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다른 효소와 반응해 변하는 것을 막아 탈모의 진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효과는 좋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가 약 복용 기간 동안 진행된 부분까지 한꺼번에 빠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65세 이상 은퇴할 나이까지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부작용은 거의 없으나 간혹 어지럼증, 두드러기, 부종, 남성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드시 전문의에게 상담 후 처방 받아야 한다.

모발이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는 절개식 방법은 후두부에 있는 일정한 부분의 두피를 절개해 모낭 단위로 분리 후에 탈모가 있는 부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단점은 두피를 떼어낸 곳에 얇은 선 모양의 흉터가 남게 된다는 점이지만 이식한 모발의 생착률이 높다. 비절개식 모발이식은 모낭을 하나씩 뽑아내는 방법으로 펀치모양의 기기로 모낭을 뜯어내기 때문에 자잘한 흉터자국은 많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절개식에 비해 모낭 손상이 생길 위험이 있어 절개식보다 생착률이 조금 낮다. 최근에 비삭발로 비절개식 수술을 하는 방법이 나온 뒤에 젊은 나이의 환자에서 인기가 높은 방법이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홍규 외과 전문의가 "탈모가 진행되면 민간요법이나 자가치료를 절대 금물"이라며 "탈모의 원인을 찾는 것이 최신 모발이식이나 약물치료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대구기독병원 제공.

이홍규 외과 전문의가 추천하는 자가 탈모 치료법

1. 식습관 개선

잘못된 식습관에 의한 탈모가 늘었다. 그릇된 식습관은 탈모의 발병, 또는 증상의 진행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 과도한 탄수화물과 동물성 지방질 그리고 인스턴트식품 섭취 등을 자제해야 한다. 이런 음식들은 남성호르몬을 빠르게 활성화시켜 탈모를 촉진한다.

2. 샴푸 깨끗이 헹구기

탈모인의 두피를 검사하면 대부분 두피에 각질이 심하거나 모근 위에 노폐물이 가득 있는 경우가 많다. 기계로 들여다보면 머릿기름이라고 부르는 각질과 기름때는 물론 머리를 감고 난 후 샴푸를 제대로 헹구지 않아 잔여물이 남아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이 남성형 탈모를 진행시키지는 않지만 모근이 노폐물로 막혀 있으면 모발이 가늘어지고 제대로 된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후천적인 탈모가 생기거나 휴지기를 지나도 모발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머리에 때가 있는 것보다 샴푸가 남아있는 것이 더 나쁘다’라고 할 정도로, 강력한 계면활성제인 샴푸가 두피에 남아있으면 좋지 않다. 깨끗한 물로 반복적으로 헹구고 샴푸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오전보다 밤에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지 않으면 낮에 활동하면서 묻은 먼지와 오염물, 그리고 자체 분비물 등이 밤새 두피에 자극을 준다. 당연히 후천적인 탈모를 악화시킨다.

3. 금연, 금주

이 두 가지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탈모인에게는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흡연을 하면 니코틴이 인체에 들어온다. 니코틴이 들어오는 순간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저해된다. 당연히 두피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후천적인 탈모를 유발시킨다. 과음 또한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다 보면 몸속의 지방량이 많아지는데, 이는 당뇨나 고혈압 같은 대사성 질환은 물론이고 남성형 탈모에도 악영향을 준다.

4. 모자는 실외에서만

탈모인들의 대부분이 탈모를 감추기 위해 모자를 쓴다. 이는 두피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자외선과 먼지가 많은 실외에서는 모자를 쓰되 될 수 있으면 벗는 것이 좋다. 모자를 쓰고 있으면 땀이나 피지, 기름 등에 의해 모공이 손상받는 경우가 있다. 후천적인 탈모에 좋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모자를 쓴다면 통풍과 건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5. 숙면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체내에 노폐물과 신진대사가 불안정하게 된다. 당연히 호르몬이상과 혈액순환 등의 장애가 생긴다. 숙면을 취하고 식습관만 잘 조절해도 후천적인 탈모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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