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제주지역 숙박업체 객실이 과잉공급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을 이용한 불법영업까지 성행하고 있다. 사진은 호텔 등이 밀집되어 있는 제주시 도심 전경. 김영헌 기자.

과잉 공급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제주지역 숙박업계가 불법 영업까지 성행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5일 제주도와 제주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도내에서 불법 숙박영업으로 적발된 건수는 2016년 38건에 불과했지만 2017년 45건, 2018년 101건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지난 5일 현재 98건이나 적발되는 등 불과 4개여월만에 지난 한 해 적발 건수를 육박하고 있다.

불법 숙박업체들은 최근 도내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크게 늘어난 미분양 주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1일에는 중국인과 싱가포르인 등이 소유한 제주시 도두동 소재 아파트 12가구를 빌려 불법 숙박업을 한 혐의(공중위생관리법 위반)로 A(39)씨가 자치경찰단에 적발됐다. 또한 같은날 중국 국적의 조선족 B(52)씨 역시 서귀포시 성산읍에 있는 미분양 빌라 2가구를 이용해 불법 숙박영업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인터넷 숙박공유 사이트를 통해 고객을 모집한 후 일반 호텔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객실을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객실 수가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도내 숙박업계는 이같은 불법 숙박영업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숙박업체 객실 수는 지난해 말 현재 7만1,822실로, 2012년 말 3만5,000실에 비해 두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도내 하루 평균 체류 관광객 수(17만6,000명)를 감안할 때 필요한 객실 수는 4만6,000실로 추정된다. 결국 나머지 2만6,000실 가까이는 과잉공급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 분양형 호텔 등을 중심으로 객실료를 크게 낮춰 영업에 나서면서 업체간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일부 업체들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휴‧폐업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611곳‧3278실이, 올들어서도 지난 2월까지 80곳‧961실이 간판을 내리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도내 숙박업계 관계자는 “제주지역 숙박시설들이 갈수록 확대되는 과잉공급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미분양 주택을 이용한 불법영업까지 가세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행정과 경찰이 불법 숙박업에 대한 집중단속을 나서는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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