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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시즌2 장관’과 적폐 정치

입력
2019.04.15 18:00
수정
2019.04.15 18:4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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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일 세종 정부청사 직원 월례조회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임기를 연장하는 소극적 의미의 유임 장관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2번째 국토부 장관이라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전임 '김현미 장관'이 추진했던 사업 중 좋은 정책은 일관되고 올곧게 계승해 나가고 미진했거나 진척이 없는 사업들은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국토교통부 제공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일 세종 정부청사 직원 월례조회에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임기를 연장하는 소극적 의미의 유임 장관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2번째 국토부 장관이라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전임 '김현미 장관'이 추진했던 사업 중 좋은 정책은 일관되고 올곧게 계승해 나가고 미진했거나 진척이 없는 사업들은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국토교통부 제공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11일째 되던 4월 27일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총리직 사퇴를 발표했다. ”사고 이후 정부가 초동 대응과 수습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낸 만큼 내각을 총괄하는 제가 총체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유가족들의 아픔과 절규, 국민의 분노를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잘못된 관행과 비리가 너무도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사고 수습이 먼저라는 생각에 지금껏 자리를 지켰지만 더 이상 있을 면목이 없다”고 덧붙였다.

□ 그로부터 정확히 60일 후인 6월 26일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은 고심 끝에 정 총리의 사의를 반려하고 총리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계속 헌신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가 정 총리 후임으로 낙점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고액 수임료 등 전관예우 논란에 휘말려 국회 인사청문회 직전 하차하고, 뒤이어 지명된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마저 친일 역사인식 및 종교편향 발언 등으로 백기를 든 까닭이다. 이로써 재개된 ‘정홍원 2기’는 다음해 2월까지 이어져 김용준 전 헌재소장 낙마로 인한 ‘대타 총리’의 수명은 평균을 훌쩍 넘겼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8일 세종청사 직원 월례조회에서 “전임 김현미 장관이 추진했던 좋은 정책은 일관되고 올곧게 계승해 나가고 미진했거나 진척이 없는 사업들은 더욱 속도를 내며 새로운 과제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주택 투기 의혹에 휘말린 최정호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후임 장관 인선 일정마저 불투명하자 자신을 아예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국토부 장관으로 내세우며 직원들의 심기일전을 당부한 것이다. 내부 동요나 실망, 기강해이를 경계하며 ‘후임’을 자처한 김 장관의 재치가 돋보인다.

□ ‘김현미 시즌2’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내년 4ㆍ15 총선에서 4선에 도전하는 김 장관으로선 여의도 복귀가 시급한 만큼 마음이 바쁠 것이다. 그러나 부실 검증과 임명 강행 논란으로 얼룩진 장관 인사 후폭풍이 거세고,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의혹이 새 뇌관으로 불거져 후임 국토부 장관 인선은 기약없는 상태다. 그가 시즌2를 천명한 이유다. 똑같이 시즌2 임기를 계속해야 하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편치 않을 것이다. 인사 잘못으로 ‘시즌2’가 횡행하는 정치야말로 적폐이고 청산 대상이다.

이유식 논설고문 jtino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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