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5번째 우승, 우즈의 최대 승부처]
우즈도 버거워 한 5번홀은 ‘헬렐루야’ 별명 새 난코스로
이탈리아의 프란치스코 몰리나리가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12번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린 뒤 벌타를 받고 경기를 재개하고 있다. 오거스타=AP 연합뉴스

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의 우승향방을 가른 최대 승부처는 ‘아멘 코너(11~13번 홀)’ 가운데 12번홀(파3)이었다. 전장은 155야드로 그리 길지 않지만 그린 바로 앞의 개울과 솔숲 사이에서 제멋대로 방향을 바꿔대는 바람 때문에 선수들이 바짝 긴장한다. 이번 대회에서 12번홀은 철벽 방어를 펼치며 첫 그린재킷을 향해 진격하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7ㆍ이탈리아)를 곤경에 빠뜨리고 타이거 우즈(44ㆍ미국)에 기회를 줬다.

몰리나리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를 13언더파 단독 선두로 출발해 잘 버텨오다 그만 12번 홀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11번 홀까지 한 타도 잃지 않는 집중력을 유지하며 자신의 첫 마스터스 우승에 성큼 다가서는 듯했지만 12번홀 티샷이 짧아 벙커 턱에 맞고 흘러내린 공이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평소 9번 아이언 거리였지만, 바람을 감안해 8번 아이언으로 올리려 했는데 제대로 힘이 전달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벌타와 퍼트 실패로 2타를 잃은 몰리나리는 흔들렸고 15번홀에서도 공이 나뭇가지를 맞고 해저드로 떨어지는 불운이 닥치며 또 한 번 더블보기를 기록해 우승권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반면 우즈는 침착했다. 12번홀에서 파를 지키며 몰리나리와 동타를 만든 우즈는 15번과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독 1위로 올라선 뒤 우승에 성공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즈가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하고도 우승을 확정한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몰리나리는 12번과 15번홀 실책이 두고두고 뼈아플 테다.

사실 12번홀은 매년 우승후보들의 발목을 잡은 최대 승부처였다. 비록 짧은 홀이지만 그린 앞 해저드와 벙커, 변화무쌍한 바람 때문에 마음 먹은 대로 그린에 올리기가 어려운 홀로 알려졌다. 그린에 걸치더라도 복잡한 경사 탓에 공이 이리저리 흘러버리는 경우가 많아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로리 매킬로이(30ㆍ북아일랜드)는 2011년 대회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4타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12번 홀에서 4퍼트를 하며 와르르 무너졌고, 2015년 이 대회 우승했던 조던 스피스(26ㆍ미국)는 디펜딩 챔피언을 노린 이듬해 마지막 라운드 12번 홀에서 두 차례나 공을 물에 빠뜨리며 쿼드러플 보기로 좌절했다.

이번 대회에선 5번홀(파4)이 새로운 난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에 전 라운드를 통틀어 버디가 13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전장이 495야드로 지난해에 비해 40야드 늘린 데다 홀 앞뒤로만 솟아있는 거북 등 모양의 그린 탓에 공략도 어렵다. 어설피 공을 그린에 올렸다간 데굴데굴 굴러 홀과 멀어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코스다. 오거스타에서 22번째 대회를 치른 우즈도 이 홀에서만큼은 유일하게 전 라운드 보기를 범했을 정도다. 5번 홀을 가운데 둔 4~6번홀은 아멘 코너만큼이나 어렵다고 해 ‘헬(hell)렐루야’ 코너란 별명을 얻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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