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범죄, 당신을 노린다] <5> 대학생 주식투자 동아리 ‘골든 크로스’ 사건 
피해자들 고소가 시작되자 ‘소원 오빠’는 “합의해야 돈 주겠다”며 본색을 드러냈다. 독자 제공

골든 크로스 사건 수사는 2016년 11월 피해자들 3명의 고소로 시작됐다. 3명에서 시작했던 피해자 규모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순식간에 수백 명으로 불어났다. 이때부터 수사를 맡은 광주 북부경찰서 경제팀은 난데없는 ‘전화 테러’를 겪어야 했다. ‘소원 오빠’ 박모(34)씨를 따르는 이들이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조직적으로 민원전화를 해대기 시작한 것. 박씨 추종자들 가운데 일부는 일부러 고소인 대열에 동참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경찰의 조사 내용, 수사 진척 상황 등을 캐내 박씨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떠맡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정말 자발적으로 박씨를 믿고 따르는 이는 얼마나 됐을까. 대개는 그렇게라도 하면 그래도 얼마간의 돈이라도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사의 최대 난관은 박씨의 협박이었다. 자기가 궁지에 몰리자 박씨는 피해자들에게 “명예훼손, 협박죄로 고소하겠다” “부모님에게 이르겠다” “합의한 사람만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 을러댔다. 박씨 자신이 투자 위험을 다 떠안겠다고 써놨던 투자계약서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자신은 원금 보장을 약속한 적이 없다 주장하기 위해서다. 피해자들이 박씨 고소를 주저하거나, 수사를 방해하거나, 심지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박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거나 선처를 호소한다는 등 가해자를 두둔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사범을 주로 수사해온 한 경찰 관계자는 “사기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거액을 맡겨둔 상태라 돈을 되돌려 받을 생각에 피해 사실을 숨기려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그럴 경우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사기 사건에서 금전적 손해를 본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의 설득이나 회유, 협박에 쉽게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생 등 사회 초년생들이 손쉽게 법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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