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발판 위해 출마 저울질…조국ㆍ유승민ㆍ안철수 행보에 촉각도 
이낙연(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강원도 고성군의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4월 15일로 예정된 21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문재인 정부 출범 4년차를 맞는 해에 치러지는 내년 총선은 정부ㆍ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인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무너진 보수진영의 재건 여부를 판가름할 메인이벤트다. ‘100년 집권론’을 내세우는 여당은 총선 승리를 통해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벼르는 반면, 야당은 20대 총선부터 이어진 선거 패배의 고리를 끊고 대권 탈환에 청신호를 켜길 바라고 있다. 내년 총선은 2022년 대권 도전을 바라보는 주요 정치인들에게 ‘대선 전초전’의 성격도 갖는다.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잠룡들의 성적은 각 당의 승패까지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역할ㆍ조국 차출에 쏠리는 눈 

총선을 1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사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이 꼽힌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인 이 총리는 총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에선 이 총리가 총선을 발판 삼아 대권주자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 초 여당내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과 만나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당 복귀를 시사했다. 이 총리의 정치일선 복귀 시점은 올 하반기로 예상된다. 이 총리의 직접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설이 제기된다.

김부겸(왼쪽)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서동 한국감정원에서 열린 대구시 예산정책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종로 현역 의원인 정 전 의장의 총선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종로 출마를 저울질하는 정치인들은 정 전 의장의 결심을 기다리는 상황이다.정치권 관례상 국회의장은 임기를 마치면 정치 현장에서 물러나지만, 정 전 의장은 아직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 전 의장이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어 ‘의장 불출마’란 관행을 깰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의장 측은 “올 연말까지는 상황을 주시하며 거취에 대해 밝히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장과 함께 종로 출마 후보군에 거론되는 임 전 실장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전 의장과 임 전 실장 모두 종로에 뜻을 둘 경우가 문제다. 임 전 실장의 무리한 선택으로 비칠지, 정치 후배에게 양보하지 않는 정 전 의장에게 내부적인 불만이 쌓일지 의견이 분분하다. 자칫 당내 갈등으로 비칠 수 있어, 임 전 실장이과거 지역구인 서울 중구ㆍ성동을 출마를 택할 수도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비서실장 출신이란 점을 고려해 지역구 결정은 최대한 뒤로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2016년에 이어 내년 총선에서도 대구 수성갑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험지인 대구에서 두 번 연속 당선될 경우 김 전 장관의 중량감은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마 여부는 특히 관전 포인트다. 앞서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11일 조 수석 총선 영입을 공식화하며 ‘조국 차출설’에 불을 지폈다. 조 수석은 선을 긋고 있지만, 본인의 고향인 부산ㆍ경남(PK)에 출마시켜 ‘PK 위기론’을 돌파하겠다는 게 당의 전략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불출마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지역구를 누가 물려받을 지가 주목된다. 문 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이, 이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은 이강진 세종시 정무부시장 등이 거론된다.

 ‘원외’ 황교안 ‘종로 빅매치’ 뛰어드나 

야권의 최대 관심사는 최근 세 달째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 여부다.황 대표는 아직 총선 출마에 대해 뚜렷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반드시 나서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원외 당대표’는 역할에 한계가 있을뿐 아니라, 대선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선 총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여의도 정치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교안(왼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양호 회장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출마 지역은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만약 황 대표가 종로에 출사표를 내고, 여권에서 이총리나 임 전 실장 같은 중량급 인사가 맞붙게 되면 총선 최고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편에선 황 대표가 당선 가능성이 아슬아슬한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아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방식으로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오 전 시장의 경우 지난해 ‘추미애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의 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출마 지역을 확정했다. 오 전 시장은 2ㆍ27 전당대회에서 2위로 패배한 뒤 차분히 지역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대선 재도전 의지를 누누이 밝혀 온 홍 전 대표가 황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받아 내년 총선에 도전할지도 관심이다. 그는 전대 불출마 이후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둔 채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 입구에서 같은 당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내리 당선된 유 전 대표는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유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 재도전하는 게 오히려 험지 출마 아닌가”라며, 대권으로 향하려면 대구에서 정면 도전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후 생긴 보수층의 반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현재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안 전 의원은 최근 격화하고 있는 당 내홍과 맞물려 “조속히 귀국해 갈등을 추스르고 총선 출마를 준비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총선 출마 땐 그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이나 험지 출마가 점쳐진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신학관 예배실에서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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