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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ㆍ영화 만들 청소년 이곳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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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ㆍ영화 만들 청소년 이곳으로 오세요”

입력
2019.04.12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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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미디어 체험 특화시설 갖춘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 인기

서울 용산구 관내 오산중학교 학생들이 9일 용산구 남영동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방송뉴스 제작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서울 용산구 관내 오산중학교 학생들이 9일 용산구 남영동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방송뉴스 제작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익숙한 지상파 방송사 메인뉴스의 오프닝 음악이 흐르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 앵커석에 앉은 학생이 앵커 멘트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불법 대출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요지의 멘트를 낭독한 앵커에 이어 또 다른 학생이 진짜 기자처럼 보다 상세한 소식을 리포팅했다. 이어지는 기상 캐스터의 날씨 예보와 클로징 음악까지, 학생들은 비록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6분 남짓 짧은 시간 열정을 쏟아 부었다.

이날 뉴스를 제작한 주인공들은 서울 용산구 관내에 있는 오산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다. 이들은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를 방문해 방송 카메라와 주조정실 음향 장비 등을 다루는 법을 배운 후 곧장 뉴스까지 직접 제작했다. 이날 기자 역할을 맡은 최선우(13)군은 “발음이 정확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정확하게 안 된다”며 웃었다.

용산구 지하철1호선 남영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한 미디어 특화 청소년 시설이다. 방송 장비로는 주조정실을 포함한 각종 제작 시설과 장비, 라디오(팟캐스트) 시설이 있고, 사진기 9대와 영화 제작용 아이패드 5대가 비치돼 있다. 체험 분야는 △라디오(팟캐스트) △영화 △방송(뉴스) △사진 분야다. 이 곳을 체험한 학생들은 요즘 인기가 많은 방송ㆍ영상 등 관련 미디어산업에 대한 진로 탐색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날 미디어센터를 찾은 또 다른 오산중 학생들은 2층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한 영화 촬영에 도전했다. 30분 정도 시나리오를 짠 후 ‘공포의 악어’로 제목을 결정한 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촬영이 시작됐다. “액션” “레디”라는 말이 떨어지자 학생 한 명이 좀비 역할을 하고 나머지 3명의 학생들이 진짜 좀비에게 쫓기는 것처럼 계단 위로 황급하게 올라가며 도망쳤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넘어지면서 좀비에게 물린다. 계단 위에서 찍은 이 장면을 다음에는 계단 아래에서 찍고, 넘어지는 장면과 좀비에게 물리는 장면을 클로즈업해 찍었다. 감독 역할을 하는 학생이 친구에게 “더 고통스럽게 연기하라”고 지시하자 좀비에 물리는 역할의 친구는 발버둥치는 연기까지 소화해 냈다. 아이패드로 각각의 장면을 연결한 영상을 보니 실제 영화처럼 실감 나는 장면이 연출됐다. 감독 역할을 맡은 박선균(13)군은 “친구들과 역할을 나눠 작품을 찍는다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관내 오산중학교 학생들이 9일 용산구 남영동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한 영화 제작을 촬영하기 전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서울 용산구 관내 오산중학교 학생들이 9일 용산구 남영동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한 영화 제작을 촬영하기 전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전국에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산재해있지만 유독 이 곳을 찾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미디어센터측 설명이다. 학생들은 이처럼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이유로 직접 장비를 다루면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손꼽는다. TV 등 특정 공간을 통해 유통되던 방송 콘텐츠가 최근 1인 미디어의 인기에 힘입어 경로가 다양화하면서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를 찾는 학생 수도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450명을 목표했던 방송(뉴스)의 경우 이미 지난달 올해 목표치 450명을 넘어섰다. 영화 제작은 올해 600명이 목표인데 이날 기준으로 초과했다.

미디어 시설을 활용한 체험은 공동체 정신 함양 등 인격 형성과 창의성 증진에도 기여한다고 한다.

금길호 사업부장은 “학생들에게는 흥미가 중요한데 실제 미디어 장비를 체험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협업을 통해 친구들 간 우의를 다지면서 동시에 창의력을 개발하는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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