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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문화] 고향 문화예술 진흥은 내 삶의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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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문화] 고향 문화예술 진흥은 내 삶의 전부

입력
2019.04.10 18:17
수정
2019.04.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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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신임 대전예술의전당 관장 인터뷰

김상균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8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관장이란 직분은 내 인생은 물론 대전의 공연예술계에 또 다른 한 획을 긋는 모멘텀”이라며 “30년 외길을 통해 체득한 경험을 모두 쏟아부어 지역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희망을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김상균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8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관장이란 직분은 내 인생은 물론 대전의 공연예술계에 또 다른 한 획을 긋는 모멘텀”이라며 “30년 외길을 통해 체득한 경험을 모두 쏟아부어 지역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희망을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당차고, 솔직했다.

넘쳐나는 창의적인 발상을 꾸밈없이 풀어냈다.

지역 공연예술의 지형과 실체를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그다웠다.

8일 집무실에서 마주한 김상균(55)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을 한껏 낮추며 차분한 어조를 이어갔지만, 대전문화예술 진흥을 향한 의지는 강렬했다.

지난 1일 제6대 관장에 취임한 그는 16년 전 개관 준비팀 일원이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하다고 말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직원 출신으로는 첫 수장에 오른 그에게 ‘입지전적 인물’ 이란 항간의 수식어는 부담과 기대를 동시에 안겼다.

그는 대전 공연예술계에서 30년간 한길을 걸었다. 관장 자리가 자신의 인생은 물론 지역 공연예술계에 또 다른 획을 긋는 모멘텀이라고 토로했다. 그가 현장에서 체득한 실력을 기반으로 쏟아내는 대전 예술의 희망을 들어봤다.

-제6대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을 맡은 소감은.

“기쁘다. 그런데 속내는 사실 부담백배이다. 직원 출신 첫 관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줄곧 대전 공연예술계에 몸담았다. 방송인, 연주자, 기획자, 연출가, 경영자, 예술행정가로 지낸 이력을 이제 꿰맞춰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고 싶다. 전당은 낯설지 않다. 책임감과 함께 자신감을 갖고 목표를 향해 당당하게 도전할 생각이다. 임기가 다하면 직원은 물론 시민으로부터 박수를 받고 물러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 훗날 일을 참 잘한, 좋은 관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취임사에서 전당 운영 방향으로 안전, 전문, 신뢰, 균형 등 4대 가치를 꼽았는데.

“공연장의 안전은 기본이다. 무대 장비나 기계 등이 방대해 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전당 시설은 노후 단계이다.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철저히 대비하겠다. 전문화 역시 과제이다. 개관 초 표방한 기획전문공연장답게 기획과 대관부터 교육사업까지 전문적이어야 한다. 사명감을 갖고 전문성을 갖춘 리더급 인력 양성에 공을 들이겠다. 그리하면 시민 눈높이에 맞는 빼어난 무대도 자연스레 늘어나 지역 문화진흥은 물론 시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균형은 공연 장르를 더 다양화해 이른바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희망을 담은 것이다. 전당 대관 비중은 클래식 무대가 평균 70%를 웃돈다. 연극과 무용 등 비중도 높여 장르별 균형에 다가서겠다. 또 전문 예술가만 허용하는 대관 문턱도 시대적 변화에 맞게 조율할 생각이다. 생활예술단체에도 문을 열 복안을 갖고 있다. 아마추어 단체도 전당 무대에 오르도록 길을 트겠다. 대관 심의는 운영자문위 등을 활용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겠다. 이런 운영방향의 중심은 물론 신뢰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신뢰라는 가치는 어떻게 재정립할 생각인가.

“부임 전 전당 직원이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외부 시선이 안 좋은 게 사실이다. 직원들의 내부 만족도가 높아야 그게 보다 양질의 서비스로 이어지고, 외부 평가도 좋아지지 않겠는가. 봉급은 동료나 상사로부터 일을 잘했다는 평가에 따른 댓가로 받는 것이라고 여긴다. 조직 개개인이 저마다 역지사지를 되새기고, 스스로 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내부 조직부터 신뢰를 쌓고, 그래서 함께 희망을 일구는 전당으로 거듭나도록 힘쓰겠다. 신뢰가 곧 행복이다.”

김상균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중부권을 대표하는 음악 전용홀을 건립해야 한다”며 “추진 의지를 갖고 건립 재원과 입지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김상균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은 “중부권을 대표하는 음악 전용홀을 건립해야 한다”며 “추진 의지를 갖고 건립 재원과 입지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이미 오래 전부터 대전에 콘서트 전용홀을 만들자고 주창했는데.

“2007년 지역 언론에 기고를 통해 음악 전용홀 건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공론화를 기대했지만, 추진동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일반 다목적홀에서 펼치는 클래식 공연은 한계가 있다. 연주자도 관객도 모두 만족도가 뚝 떨어진다.

이제 때가 됐다. 클래식 장르 우월주의라는 일각의 오해도 걷히고 있다. 대형 공연 대관 요청이 몰리지만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전당 다목적홀의 한계 극복, 전용홀 건립에 따라 국내외 거장의 공연 향유 기회 확대, 클래식 외 장르의 대관난 해소 등 잇점이 많다. 추진 의지를 갖고 건립 재원과 입지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겠다.”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자체 기획 등 복안은.

“오래 전부터 품어온 간절한 꿈이 있다. 신채호나 박팽년 등 대전의 자랑스런 인물을 소재 삼아 오페라 또는 뮤지컬을 기획ㆍ제작, 대전의 브랜드 작품으로 키워낼 생각이다. 한 작품을 구상해 매듭짓기까지 최소 5년이상 걸리는 현실을 직시, 시의회나 지역 예술인 등 각계와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

-예술의전당이 지닌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교육인데.

“예술 지원 정책은 시대에 따라 변모했다. 그 중심이 생산자(예술인)에서 수요자(관객)로, 다시 매개자(기획)로 바뀌었다. 전당은 시민이 일상적 삶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창의적 인재도 양성하는데 솔선해야 한다. 그래서 정부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대전예술의전당도 시민 아카데미와 영재교육 등 부대 프로그램의 내실을 기하겠다.”

◇김상균 관장은

남대전고를 졸업한 뒤 충남대 음악과에서 성악(바리톤)을 전공했다. 고3 때부터 10여년간 대전시립합창단 단원(베이스)으로 활동했다. 대전동구여성합창단 초대 지휘자를 맡았다.

대전문화방송에서 ‘젊음이 있는 곳에’ 등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뛰었다. 당시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능수능란하게 진행해 명성을 날렸다. 한국음악협회 대전시지회 사무국장을 거쳐 대전예술의전당 개관 준비팀에 합세했다. 개관 직후 3년여 동안 홍보팀을 이끌었다.

2007년 물러난 뒤 클래식 전문 기획사를 창립, 대전시청 라운지에 수요 브런치 콘서트를 올리는 등 남다른 공연 기획 솜씨를 펼쳐냈다. 대전오페라단 사무국장과 대전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지냈다. 2002년과 2007년에 D’Art(다트)오케스트라와 멘토오케스트라 창단을 주도했다. 대전에서 공연예술계의 3대 중심인 시립예술단, 문화재단, 예술의전당을 모두 섭렵한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예술은 번역되지 않는 감동을 준다”는 말을 새기고 산다.

인터뷰=최정복 대전본부장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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