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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쇼핑보다 꽃구경

입력
2019.04.05 18:00
수정
2019.04.05 18: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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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동 지역 큰 산불로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 이번 주말 서울 전역에서 벚꽃 축제가 시작됐다. 지난 3일 기상청은 서울 벚꽃 개화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보다는 하루 늦지만, 평년 기준인 10일보다는 7일이나 이른 것이란다. 참고로 서울의 벚꽃 개화일은 예전 기상청이 있던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관측소에 지정된 왕벚나무의 개화가 기준이다. 수많은 꽃망울 중 임의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라는 나름 ‘엄격한’ 세부 기준도 있다.

□ 요즘 열심히 일하고 꼼꼼하게 절약해 모은 돈을 나에게 투자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소확행을 실현하는 길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평소 갖고 싶었던 걸 쇼핑해 나에게 선물하는 것과 여행이나 레저를 통해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번 주말 두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가 무려 20년 동안 연구한 결과가 있다.

□ 토머스 길로비치 미 코넬대 심리학과 교수는 오랜 연구 끝에 “행복을 원한다면 물건을 사는 데 돈을 쓰지 말라”고 단언한다. 그 이유에 대해 첫째 ‘새 물건이 주는 기쁨은 금방 시들어버린다’, 둘째 ‘물건에 대한 만족 기준이 계속 높아진다’ 셋째 ‘이웃에는 늘 내 것보다 좋은 것을 가진 사람이 있다’로 요약한다. 길로비치 교수는 “사람들은 쇼핑한 물건을 통해 느끼는 여러 감각이 행복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착각으로 그런 감각은 금방 사라진다”고 말한다.

□ 길로비치 교수는 물건보다 경험을 통한 행복이 더 오래 지속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첫째 ‘경험은 우리 정체성을 구성하는 일부분이 돼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둘째 ‘물건과 달리 경험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것이다’, 셋째 ‘쇼핑은 물건을 선택하고 손에 들어올 때까지가 모두 스트레스지만 경험은 계획하고 준비할 때부터 행복해진다’, 넷째 ‘물건은 산 후에도 원한 것을 제값에 샀는지 고민하게 하지만 경험에는 그런 고민이 없다’이다. 지금 소확행을 찾는다며 곧 떨어질 벚꽃 구경은 뒤로한 채 온라인 쇼핑몰을 뒤지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정영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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