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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황교안 지지율의 허실

입력
2019.04.04 18:00
수정
2019.04.04 18: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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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끝 단비도 내리게 한 그의 기도발이 통한 것일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인기 상승세가 가파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여야 주요 정치인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그는 21.2%를 얻어 20%대로 훌쩍 올라섰다. 지난해 12월(13.5%) 이후 네 달 연속 상승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2위를 탈환한 이낙연 총리(14.9%)와의 격차도 크게 벌렸다. 범보수ㆍ무당층 대상 조사에서는 38.5%에 달하는 압도적 우세로 5% 안팎의 오세훈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 보수 주자들을 크게 따돌렸다.

□ 올 1월 한국당에 입당해 한 달여 만에 당권을 잡고 보수진영의 ‘절대 대세’로 자리 잡은 배경은 3가지 정도로 분석된다. 첫째는 대안 혹은 경쟁자 부재이고 둘째는 ‘신상품 효과’이며 셋째는 문재인 정부 피로증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리더십 파탄과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새 상품에 대한 보수진영의 기대와 갈증이 극점에 이르렀고, 문 정부의 경제실정과 내로남불식 국정행태가 반복되면서 황교안 쏠림 현상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전도사 황교안’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나라를 보우하시는 하나님이 준 화환”이다.

□ 이런 황 대표로서는 4ㆍ3보선 결과가 무척 아쉬울 것이다. ‘황교안 키즈’로 불리는 공안통 후배를 통영ㆍ고성 보선에 투입해 낙승한 것은 좋았지만, 사실상 승패의 잣대인 창원성산에선 석패했으니 말이다. 그가 보선 지역에 보름 이상 상주하다시피 하며 쏟은 노력을 생각하면 “여야가 단일화한 진보의 성지에서 거둔 초박빙의 결과”라고 자위할 일이 아니다. 가성비가 높지 않으니 지방선거 때 등돌린 PK 민심을 되찾았다고 말하기도 찜찜하다.

□ 황 대표는 지금껏 공안적 시각의 자유우파 통합만 외치고 ‘황세모’다운 모호함으로 일관했다. 독실한 신앙심으로 승승장구하며 꽃길을 걸어온 이미지만 있고 그에 걸맞은 리더십과 콘텐츠는 줄곧 빈칸이다. 고건 반기문 정운찬 등이 ‘신상 효과’를 업고 한때 반짝하다 제풀에 쓰러진 전례가 생각나는 이유다. “모두 욕하고 헐뜯는 세상 속에서 그래도 장점을 찾고 칭찬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풍성한 한국당”을 말하다 돌연 악마와 천사를 대비시키며 “(운동권 정권의) 썩은 뿌리에서는 꽃이 피지 않는다.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적의를 드러내는 그의 고공 지지율이 왠지 낯설다.

이유식 논설고문 jtino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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