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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 베트남] “늘려라, 지어라” 공항 확충에 박차

입력
2019.03.28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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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 능력 포화 상태인 호찌민 떤선녓 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들이 줄지어 이륙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처리 능력 포화 상태인 호찌민 떤선녓 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들이 줄지어 이륙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베트남의 항공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베트남 항공산업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인천-호찌민 노선의 경우 거의 매일 만석으로 비행기가 드나들고 있지만 공항에 비어 있는 ‘슬롯’이 없다”며 “국내외 항공사들이 운항 편수를 늘리고 싶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슬롯(slot)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각각의 이ㆍ착륙을 위해 두고 있는 시간 개념의 공간으로,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운항편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활주로가 한가한 시간대를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도착공항은 물론 출발공항의 슬롯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대대적인 공항 신축, 증축에 나서고 있다. 국제선 9곳 등 총 22개 공항을 개발, 관리하고 있는 베트남공항공사(ACV)에 따르면 만성적인 혼잡을 겪고 있는 호찌민시 떤선녓 국제공항을 보완, 대체하기 위해 호찌민 시내에서 30㎞ 떨어진 곳에 롱탄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 156억달러(약 17조7,000억원)가 투입되는 사업으로, 현재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1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2025년이 되면 연간 여객 2,500만명, 화물 150만톤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2035년 2차 단계사업이 완료되면 처리량은 각각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호찌민 떤선녓 공항,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확장 외에도 6곳의 공항에 대해 신설 수준의 확장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베트남 정부의 열악한 재정 상황이다. 김선영 한국공항공사(KAC) 해외사업팀장은 “이 때문에 주요 공항 신ㆍ증축에 민간 자본을 참여시키고 있다”며 “KAC를 포함한 국내외 공항개발, 운영 전문 기업들이 베트남 정부의 공항건설 입찰 공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의 이 같은 사업은 이웃 캄보디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캄보디아는 시엠레아프공항 등 3개 공항 건설과 운영을 외국 자본에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재정 지출을 줄이면서도 공항 현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 항공관련 기업들은 이미 자신들의 수요 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항 확장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비엣젯의 경우 북부 라오스 국경지역의 디엔 비엔 푸 공항과 중부 꽝남성 추 라이 공항 확장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월 뱀부항공 운항을 시작한 부동산 개발기업 FLC도 떤선녓 공항 확장에 투자의사를 밝혀 놓고 있다.

김홍락 주베트남 대사관 건설교통관은 “슬롯 부족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겪는 문제지만 베트남의 경우 문제가 더 심하다”며 “공항 증설이 현실적인 대안이고, 그 전까지는 기존 시설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관련 기업들이 팽창하는 베트남 항공산업과 그에 따른 인프라 수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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