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분말로 만들어 유기질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된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내용의 ‘비료 공정규격 설정 및 지정’ 고시 개정안을 오는 28일 확정 고시하고 시행(고시 후 30일)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건조분말을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가정에서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직매립이 금지된 2005년 이후 습식사료, 건조사료, 건조비료(건조분말) 등의 방식으로 재활용했다. 특히 소규모 업체의 습식 처리가 주종을 이루던 재활용 방식이 최근 대형업체의 건조분말화 위주로 전환되며 건조분말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에선 음식물 쓰레기의 80% 가량, 전국적으로는 50% 가량이 건조분말 처리된다.
문제는 이 건조분말을 유기질 비료로 활용하는 게 불법이라는 점이다. 이에 공공처리시설에 분말 재고가 쌓였고 서울과 수도권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고시를 개정하게 된 것이다.
농진청은 고시가 개정되면 현재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아주까리 유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파마자(아주까리), 참깨, 들깨 등의 씨앗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식물성장에 필요한 여러 성분을 갖고 있어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널리 쓰인다. 농진청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건조분말 가격은 톤당 8만원으로, 아주까리 유박(15만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아주까리 유박이 연간 525억원(35만톤ㆍ2016~2017년 평균) 정도 수입되고 있는데, 이보다 가격이 저렴한 건조분말로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밖에 이번 개정안에는 △음식물 쓰레기 건조분말의 염분 함량 2% 이하로 제한 △음식물 쓰레기를 짜고 남은 물인 음폐수를 비료 원료로 사용 불가 △비료원료에 2㎜를 넘는 비닐 혼입금지 등이 담겼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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