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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천하 활짝… V1 KB스타즈, 이젠 왕조시대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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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천하 활짝… V1 KB스타즈, 이젠 왕조시대 꿈꾼다

입력
2019.03.25 21:4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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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KB 스타즈 선수들이 안덕수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KB 스타즈 선수들이 안덕수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대망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눈앞에 둔 청주 KB스타즈는 선수단 스스로 배수의 진을 쳤다. 5전3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2승을 먼저 거둬 100% 우승 확률을 안고 있었지만 안덕수(45) KB스타즈 감독은 선수들에게 “3차전을 지면 4차전도 원정이라서 우리가 쫓길 수도 있기 때문에 벼랑 끝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겉으론 냉철함을 유지했지만 3차전에서 챔프전을 끝내고 싶은 속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최종 5차전이 열릴 청주체육관 내 농구 시설물이 철거됐다는 농담에 안 감독은 “감사합니다”라며 웃었다.

안 감독의 바람대로 선수단이 청주로 돌아갈 일은 없었다. KB스타즈는 2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73-64로 꺾고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궜다. 그 동안 정규리그 우승은 이번 시즌 전까지 두 차례 차지했지만 항상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챔프전에서 좌절한 경험만 5차례다.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많았던 KB스타즈 선수들은 마침내 우승을 확정한 순간 ‘V1’을 상징하며 검지 손가락을 일제히 치켜세웠다.

만장일치 챔프전 MVP에 뽑힌 KB스타즈 박지수가 MVP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만장일치 챔프전 MVP에 뽑힌 KB스타즈 박지수가 MVP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KB스타즈가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에서 21년 만에 통합 우승 한을 풀며 지난 12년간 통합 6연패를 이뤘던 인천 신한은행, 아산 우리은행의 장기 집권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새 왕조의 서막을 알린 건 ‘국보 센터’ 박지수(21ㆍ193㎝) 덕분이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서 평균 13.1점 11.1리바운드로 골 밑을 굳건히 지키며 데뷔 3년 만에 리그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던 박지수는 챔프전에서 더욱 위력을 떨쳤다. 상대가 범접할 수 없는 높이에다 정규리그 때보다 과감한 공격으로 챔프전 3경기 모두 경기당 20득점 이상 기록했고,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안 감독은 “선수 본인이 (챔프전에서) 뭔가 더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며 “주변에서 조언하는 것보다 스스로 준비를 잘한 걸 보면 많이 성장한 느낌을 받는다”고 칭찬했다. 지난 여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까지 경험하며 한층 더 성숙해진 박지수는 기자단 투표 결과, 83표 만장일치로 챔프전 MVP까지 차지해 최연소 통합 MVP의 영광을 안았다.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한 ‘지수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KB스타즈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아성에 도전할 토대를 마련했다.

KB스타즈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KB스타즈 선수들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KB 천하’를 열고 스포트라이트는 박지수가 받았지만 안 감독의 마음 속 MVP는 주장 강아정(30)이다. 시즌 막판 발목 부상으로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온 강아정은 챔프전에서 삼성생명의 주포 김한별(33)을 ‘막아보겠다’고 자청했다. 공격보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강아정은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25.3점으로 펄펄 날았던 김한별을 1, 2차전에서 평균 10.5점으로 묶었다. 안 감독은 “정말 주장의 품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며 박수를 보냈다.

정규리그 외국인선수상을 받은 카일라 쏜튼은 기대대로 시리즈 내내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고, 이적생 염윤아(32)와 포인트가드 심성영(27)도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체력 열세 속에 챔프전을 치른 삼성생명은 주도권을 잡았던 2, 3차전을 뒷심 부족으로 내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한별은 허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아픈 내색을 하지 않고 매 경기 투혼을 발휘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선수들에게 2패와 상관 없이 경기를 즐기고 후회 없이 뛰라고 했다”며 “여기까지 온 것도 우리 선수들이 잘해서 올라온 것”이라고 격려했다.

용인=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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