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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과 르메르디앙 호텔의 ‘수상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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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과 르메르디앙 호텔의 ‘수상한 거래’

입력
2019.03.25 17:34
수정
2019.03.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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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장만 빌려줬다” 해명했지만 헐값 임대료에 10억 대여

버닝썬 매출 중 약 40%가 현금결제로 탈세 의혹도

마약과 성범죄 등이 속속 확인돼 경찰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고 있는 클럽 버닝썬은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서울 호텔 지하 1층에 자리잡았다. 연합뉴스
마약과 성범죄 등이 속속 확인돼 경찰의 집중적인 수사를 받고 있는 클럽 버닝썬은 서울 역삼동 르메르디앙서울 호텔 지하 1층에 자리잡았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르메르디앙서울 호텔이 지하 1층 공간을 클럽 버닝썬에 헐값으로 임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르메르디앙서울을 운영하는 전원산업은 버닝썬의 지분을 42% 소유한 최대주주라 전원사업과 버닝썬이 단순한 임대계약 관계를 벗어난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버닝썬은 월 임대료 1,600여 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지난해 2월부터 5년간 르메르디앙서울 호텔과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르메르디앙서울 측이 버닝썬에 빌려 준 지하 1층은 면적이 약 862㎡다. 지하철역 및 대로와 인접한 서울 강남의 5성급 호텔 지하란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임대료다. 인근 비슷한 조건의 부동산 월 임대료는 최고 4,000만원에 육박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전원산업의 2017년 감사보고서에는 전원산업이 버닝썬에 10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나온다. 당시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한 버닝썬은 이 돈으로 클럽 인테리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산업과 버닝썬이 ‘특별한 관계’인데도 르메르디앙서울 호텔은 지난달 버닝썬 논란이 커지자 “영업 장소만 빌려줬을 뿐 별 다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버닝썬 측에 임대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전원산업이 보유한 버닝썬 지분은 42%이지만 8%를 가진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씨가 전원산업등기이사를 겸해 사실상 전원산업의 지분이 절반이다. 이씨는 버닝썬 영업일 매출을 르메르디앙서울과 전원산업 측에 각각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산업이 마약과 성폭력, 경찰 유착 등으로 파문을 일으킨 버닝썬의 실소유주이고, 운영에도 깊이 관여했다는 의심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특히 이씨는 지난해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해 문제가 되자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게 사건 무마용으로 개인 돈 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호텔들이 지하 공간을 클럽에 임대하는 자체가 흔치 않다. 하지만 직접 운영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관광호텔 지하에 나이트클럽과 같은 유흥시설이 입주하는 경우가 꽤 있었지만, 시끄럽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지적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져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버닝썬은 하루 매출이 2억원이 넘지만 세금신고를 피할 수 없는 카드 결제액은 1억4,000여 만원 정도로 알려져 탈세 의혹도 받고 있다. 버닝썬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탈세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버닝썬 공동대표 이씨를 소환해 탈세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의혹을 조사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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