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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하노이 구상… 비건, 중국 방문해 비핵화ㆍ대북제재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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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하노이 구상… 비건, 중국 방문해 비핵화ㆍ대북제재 조율

입력
2019.03.25 15:50
수정
2019.03.26 00: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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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AP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AP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4일 중국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약 한달 만이다. 그간 한국, 일본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 머리를 맞대고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한데 이어 대북 제재의 중심축인 중국과 막판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25일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비건 대표가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과 관련해 쿵쉬안유 (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숙소인 베이징의 한 호텔 앞에서 방중 목적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중은 ‘포스트 하노이’ 전략을 짜기 위한 마지막 수순으로 읽힌다. 그는 지난 14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15개 이사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17개국 유엔 주재 대사들과 하노이 북미회담 결과를 공유했다. 이후 19일에는 영국 런던을 찾아 영국, 프랑스, 독일의 당국자들과 비핵화와 대북제재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미국을 찾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은 물론 주요 우방국과 작전타임을 모두 거친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하노이 회담 이후 주요국을 돌면서 북한 정세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이전에는 북한을 달래는 협상가 역할이었지만, 이후 달라진 정세 때문에 비건이 기존의 유화적인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북한 측 상대방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15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핵ㆍ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며 악역을 도맡은 탓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 협상 통제를 강화해 실무 협상대표인 비건 라인을 배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막후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묘수를 궁리하기 보다 제재로 압박해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정공법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9일 평양으로 급거 귀국한 지재룡 주중대사가 23일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온 터라, 북한도 하노이 회담 결렬의 충격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추스른 상황이다. 마침 비건 대표가 베이징을 찾은 만큼, 미국과 북한이 중국을 매개로 다시 서로의 의중을 떠볼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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