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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선 군부정당 선전… 쁘라윳 현 총리 재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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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선 군부정당 선전… 쁘라윳 현 총리 재집권

입력
2019.03.25 01:04
수정
2019.03.25 21: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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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아피싯 대표 사임으로 군부정당에 예속될 듯

태국의 한 선거 개표방송 장면
태국의 한 선거 개표방송 장면

군부정권의 연장이냐, 민주주의로의 복귀냐의 문제로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태국 총선은 군부 정당의 승리로 끝났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세력인 제1야당 푸어타이당이 최다 의석을 확보했지만, 과반 의석 점유에 실패했다. 총리 선출에 참여하는 총 750석 가운데 상원 250석이 군부에 자동 할당되는 비민주적 제도 덕분에 군 출신인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는 재집권이 사실상 확정됐다. 군부정당의 예상 밖 선전으로 2당 민주당은 5당으로 내려앉았다.

24일 태국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11시(현지시간) 푸어타이당이 잠정 150석으로 집계됐다. 개표율 93%로, 주요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1년 선거에서 과반을 차지해 총리를 배출했던 것에 비하면 낮은 성적이다.

2위는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총리가 이끌고 있는 팔랑쁘라차랏당이 차지했다. 지역구와 비례 대표를 더해 모두 139석을 잠정 확보했다. 이어 신생 청년당인 퓨처포워드당은 86석을 기록하며 선전했고, 민주당과 연대하고 있는 품짜이타이 당은 55석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푸어타이당과 쌍벽을 이루던 거대 보수정당인 민주당은 35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푸어타이당이 퓨처포워드당 등 이념 성향이 비슷한 이른바 민주세력들과 연대를 하더라도 총리 선출에 참여하는 상ㆍ하원 750명의 과반인 376표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쁘라윳 총리를 중심으로 한 현 군부정권의 재집권은 확실시 된다. 총리가 지명하는 상원의원(250명)과 팔랑쁘라차랏당이 확보한 139석을 더하면 전체 의석(700명) 과반(376석)을 충족시킨다.

야권도 선거 패배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를 이끌던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가 저조한 선거 성적에 책임을 지고 이날 밤 사임했다. 현지 정가 관계자는 “아피싯이 당내 분위기를 무시하고 쁘라윳 총리가 이끌고 있는 팔랑쁘라차랏당과 각을 세우던 인물”이라며 “그의 사임은 두 당의 본격적인 연대를 뜻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현 군부는 향후 연립정부 구성에 있어 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푸어타이당 등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

방콕 정가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과격한 방법을 통해 민주주의로 직행하느냐, 아니면 군부 정권 연장을 통해 안정 속에서 민주주의로 가느냐는 문제로 압축됐다”며 “국민들은 결국 안정 속에 변화를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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