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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김정은 달래기… ‘포스트 하노이’ 돌발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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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김정은 달래기… ‘포스트 하노이’ 돌발 변수

입력
2019.03.23 14:06
수정
2019.03.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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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연 추가 제재 철회… WP “김정은에게 직접적 메시지 보낸 것” 

 톱다운 외교 복원 포석… 김정은 호응시 친서 외교 가동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북 추가 제재 철회 지시가 북미 신경전이 가열되던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새 변수로 떠올랐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국과 북한이 강 대 강 대치 양상을 보이던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적 태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달래는 모습을 뚜렷이 보였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이에 화답하면 친서가 오가며 톱다운 외교가 다시 가동될 수 있다. 벼랑 끝 줄다리기로 내달리던 국면을 전환시킬 키가 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하겠다는 제재가 무엇인지를 두고 혼선이 일긴 했으나, 일단 추가 제재를 밀어붙이는 참모들의 강경 기류에 제동을 건 것은 분명하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추가 제재 검토를 언급하며 제재 강화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왔고 재무부도 전날 중국 해운사 2곳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지난달 28일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제재를 취할 뜻은 없다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재확인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 중단 검토를 밝힌 지 8일만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런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호감이 변함 없다면서 노골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유화적인 메시지를 띄운 것이다. 대북 협상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가 흐트러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보낸 것이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계속 고조된 북미 긴장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제재를 무기로 북한에 빅딜 수용을 압박해온 데 맞서 북한은 핵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전날에는 남북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왔다. 북미간 대립이 계속되면 자칫 북한이 대화의 판 자체를 깰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빅딜 합의에 여전히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점도, 참모들을 당황케 한 이번 돌발 트윗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제재가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압박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선 트럼프 대통령이나 참모들의 판단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제재 강화가 북한을 극단적인 궁지로 몰 경우 대화 판을 깰 수 있는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협상 자체에 회의적인 매파 참모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의원을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북한과의 협상을 타결 지을 수 있으며, 김 위원장이 결국 자신의 요구에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결국 이번 메시지에는 김 위원장과의 ‘톱다운 외교’의 복원을 위한 포석의 의미도 깔려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비핵화 빅딜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이 비핵화 빅딜에 응할 것이란 기대에 가깝다. 김 위원장이 다른 길을 생각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만의 헛된 바람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서 재차 활로를 찾겠다고 판단하면 친서 등을 통한 톱다운 외교가 다시 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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