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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직원 징계하겠다”지만… “단순 실수” 납득 안 가는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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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직원 징계하겠다”지만… “단순 실수” 납득 안 가는 해명

입력
2019.03.2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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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학사 “직원 징계하겠다”지만… “단순 실수” 납득 안 가는 해명 

 업계에선 “저작권 확인 절차는 출판 기본” 의문 

 교학사 “징계위원회 및 업무방해로 고발도 고려” 

교학사 한국사 수험서에 실린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사진.
교학사 한국사 수험서에 실린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사진.

출판사 교학사가 펴낸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참고서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이 실려 논란인 가운데 교학사가 “편집자의 단순 실수”라는 해명을 내놓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에 자료사진을 실을 때 일일이 저작권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은 출판업계에선 상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교학사는 해당 교재를 펴낸 지 7개월 동안 해당 사실을 알지 못하다 뒤늦게 사과에 나섰다.

교학사가 지난해 8월 출판한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1,2급)’이란 참고서에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합성사진이 실린 소식이 알려지자 21일 교학사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족과 노무현 재단에 직접 찾아 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교학사는 시중에서 팔리는 교재는 전량 수거해 폐기하고 이미 구입한 교재를 회사 측으로 보내면 환불해 주기로 했다. 문제의 사진은 조선 후기 신분제 동요 등을 설명하면서 2010년 방영된 KBS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과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가 만든 노 전 대통령 얼굴을 합성한 것이다.


교학사는 교재 편집부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해당 직원에 대해 엄중 문책한다는 입장이다. 교학사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조만간 내부 인사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라며 “이와 별개로 이 직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것까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회사 측에 제출한 경위서에 “블로그를 통해 해당 이미지를 다운 받았고 단순 실수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단순 실수로 여기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분위기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교재 편집자가 외부 자료사진을 사용할 경우 저작권료 지급 확인절차 등을 가장 먼저 거치는 건 상식”이라고 말했다. 방송 캡처화면이라 하더라도 해당 교재가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만큼 출판사는 방송사에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출처를 밝히는 등의 작업을 거쳐야 하지만 교학사는 KBS라는 출처마저 밝히지 않았다. 교학사 측도 “단순 실수란 해명에 대해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있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학사는 2013년 친일ㆍ독재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역사교과서를 발행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고, 이후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가 아닌 (참고서 등) 일반 서적의 경우 해당 출판사에 특별한 제재를 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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