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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 동결-자산축소 9월 종료... ‘긴축 양날개’ 다 접은 美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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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 동결-자산축소 9월 종료... ‘긴축 양날개’ 다 접은 美연준

입력
2019.03.21 18:30
수정
2019.03.21 21: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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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영향… 파월 “中 등 성장둔화 역풍 우려”

이주열 총재 “예상보다 완화적… 기준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냐”

[저작권 한국일보]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7명의 연도별 적정 기준금리 전망/ 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7명의 연도별 적정 기준금리 전망/ 강준구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슈퍼 비둘기’로 확실히 변신했다.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동시에, 시중 달러화 자금을 흡수하는 보유자산 축소 정책도 9월 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그간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완벽하게 접은 연준의 결정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불확실성 중 하나가 해소됐다”며 안도하고 있다.

◇연준의 ‘깜짝 비둘기’ 결정

연준은 20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25%~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미국 경제에 대해 고용시장은 양호하나 경기 성장세가 둔화됐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낮다고 평가하며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인내심’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금리 동결은 예상된 바였지만 FOMC 위원들의 적정 기준금리 의견을 담은 ‘점도표’는 시장을 놀라게 할 만큼 완화적이었다. 올해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해 FOMC 위원 17명 중 11명이 동결 의견을 내놨고, 한 차례 인상은 4명, 두 차례 인상은 2명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직전 점도표에서 동결 주장이 2명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내년 기준금리에 대해선 위원 과반이 최소 1차례 인상을 내다봤지만 ‘내년까지 동결’ 입장이 직전 1명에서 7명으로 급증했다.

연준은 양적긴축(QT)으로 불리는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의 종료 시점도 시장 예상(4분기 중)보다 이른 9월로 못박았다. 당장 5월부터 자산 축소 규모를 현행 월 3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줄이기로 했다. 2015년 말부터 본격화한 긴축 정책의 양대 수단인 금리 인상과 QT 모두를 접는 셈이다.

‘깜짝 비둘기(dovish surprise)’라는 평가를 끌어낸 이번 연준 결정의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미국 내 낮은 물가상승률 △금융시장 불안 관리가 꼽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의 기초는 매우 탄탄하지만, 유럽과 중국의 성장 둔화가 미국에도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 내에 향후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만연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을 연준이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지난해 말 연준의 금리 인상에 주식시장이 폭락으로 반응한 점이나, 경기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차 축소가 여전한 점 등이 비근한 예다.

◇안도 한편으로 “성급했다” 우려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의 ‘회심’에 안도하고 있다. ING그룹은 “연준의 태도 전환은 사실상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라며 “내년엔 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하긴 했지만, 미국 대선이 끼어 있는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준의 행보를 주시해온 각국 중앙은행들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기자들을 만나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며,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조정에서 당분간 관망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 통화정책도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다만 “기준금리 인하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시장 일각의 금리 인하 기대는 차단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과잉 대응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연준이 어떤 이유로 금리 인상을 철회할 만큼 겁을 먹었는지 시장에 의문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을 달래려던 연준의 긴축 카드 철회가 되레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실제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된 이날 미국 증시 3대 지수 중 나스닥(+0.07%)만 소폭 올랐을 뿐 다우(-0.55%)와 S&P(-0.29%)는 하락 마감했다.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 임금 인상과 이에 따른 물가상승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기준금리가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터라 향후 미국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섰을 때 쓸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이 부족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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