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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찬욱 “‘리틀 드러머 걸’ 만들고 싶어 드라마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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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찬욱 “‘리틀 드러머 걸’ 만들고 싶어 드라마 연출”

입력
2019.03.2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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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판 왓챠에서 29일 공개… “BBC판보다 완성도 높아졌다” 만족 

박찬욱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리틀 드러머걸’ 감독판 시사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리틀 드러머걸’ 감독판 시사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인 박찬욱입니다.” 익살스러운 인사말에 극장 안에 웃음이 퍼졌다. 그저 웃기기 위한 농담만은 아니다. 박찬욱 감독이 새로 선보이는 작품은 TV드라마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미국 케이블채널 AMC에서 방영된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감독판으로 재편집해 동영상 스트리밍업체(OTT) 왓챠에서 29일 공개한다.

20일 서울 용산구 멀티플렉스에서 열린 ‘리틀 드러머 걸’ 1, 2회 시사회에서 박 감독은 “영국에선 매주 한 편씩, 미국에선 매주 두 편씩 방영했다”며 “한국에선 6회를 몰아서 볼 수 있는데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틀 드러머 걸’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 작전에 연루돼 스파이가 된 무명배우 찰리(플로렌스 퓨)와 정보요원들의 비밀공작을 그린 첩보물이다. 박 감독은 “첩보 스릴러이면서 로맨스를 다루고 있어 깊이 매료됐다”며 “총격전 같은 장면들이 이 작품의 매력을 압도하거나 희석시키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생애 처음 드라마 연출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었다. 원작의 풍성한 이야기와 다채로운 인물들을 해치지 않는 방식이 드라마라고 판단했다. 박 감독은 “영화로 만들 경우 인물을 없애거나 축소해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며 “6개 에피소드도 많이 줄인 편인데 마음 같아서는 10개 에피소드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영화로 재편집해 개봉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포기했다”고도 했다.

‘리틀 드러머 걸’은 영국, 독일, 그리스, 체코, 유고슬라비아 등 유럽 각지와 이스라엘, 레바논 등을 무대로 삼는다. 촬영은 영국, 그리스, 체코에서 했다. 할리우드에서 영화 ‘스토커’를 만들기도 했지만 유럽 스태프와의 협업은 처음이다. 박 감독은 “이동 거리를 줄여 제작비를 절감해야 했고 다양한 지역색을 표현하는 게 큰 도전이었다”며 “특히 예전부터 꼭 한번 함께 일해 보고 싶었던 미술감독 마리아 듀코빅과 일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제작 회의 때부터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미술을 맡았던 듀코빅을 모셔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국 스태프로는 김우형 촬영감독과 조영욱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왓챠에서 공개되는 버전은 BBC와 AMC 방영 버전과는 다른 ‘감독판’이다. BBC는 폭력 묘사에 엄격하고 AMC는 노출과 욕설에 엄격했던 탓에 어쩔 수 없이 걷어내야 했던 장면을 새로 담고 편집, 음향, 음악, 색보정 등을 가다듬었다. 박 감독은 “훨씬 완성도가 높아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리틀 드러머 걸’은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분쟁을 주요하게 다룬다. 분단과 냉전을 겪은 한국 관객과 교감할 지점이 많은 소재다. 박 감독은 “전쟁 위협을 겪어 온 한국에 세계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얼마나 외롭겠냐”며 “수십 년 동안 되풀이되는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마지막 바람을 보탰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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