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북한, 위성 진짜 발사하면…’ 대응 수위 고민하는 미국

알림

‘북한, 위성 진짜 발사하면…’ 대응 수위 고민하는 미국

입력
2019.03.20 15:34
수정
2019.03.20 19:19
6면
0 0
지난 17일 촬영된 북한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모습. CSIS
지난 17일 촬영된 북한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모습. CSIS

북한이 미사일 대신 위성 발사를 감행할 경우 어떤 대응을 할 지를 두고 트럼프 정부가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강경 대응시 북한과의 대화 판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고, 그렇다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다를 바 없는 위성 발사를 용인하면서 대화 문을 열어두기도 어려워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로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지만 조만간 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시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위성 발사는 장거리 로켓에 위성을 탑재한 것으로서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과 사용 목적이 다르지만 기술적으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다르지 않다. 위성 발사 역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금지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다. 다만 위성과 미사일은 다르다는 주장을 펴왔던 북한으로선 ICBM 기술을 과시해 도발하면서도 ‘핵 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을 파기한 것은 아니다는 주장으로 미국과의 대화 출구를 남겨 두는 카드의 성격이 짙다. 하노이 회담 노딜로 수모를 당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일종의 체면 살리기용 도발 카드다.

미국 정부도 북한의 이런 계산을 모르지 않는다. 한 관리는 CNN에 북한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얻기 위한 조율된 가식적 노력의 일부”라면서 “미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 유지가 자신들의 최선의 이익임을 알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경계에 걸친 도발에 어떤 수위로 대응할 지가 미국의 고민이다. 경제 제재와 대화 병행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빅딜을 견인하려는 미국으로서도 협상 문을 완전히 차단할 뜻은 없어 일부 관리들은 강경 대응에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지근하게 대응할 경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올해 초 이란의 위성 발사를 강력 규탄했던 것과 비교돼 이중 잣대의 비판을 받을 게 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정부 고위 인사들은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재개에 대해선 연일 공개 경고를 이어가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도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기로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충격(real impact)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핵 미사일 실험은 북미 외교의 파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선을 그어두고 있는 것이다. 다만 볼턴 보좌관이나 폼페이오 장관 등은 북한이 위성 발사를 할 경우에 대해선 아직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CNN 보도처럼 미국 정부가 아직 내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7일 촬영한 상업 위성 사진을 토대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이달 초 이후로 의미 있는 활동 없이 조용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사일 발사대에선 연결타워와 궤도식 발사대의 덮개가 닫혀 있어 내부 활동을 감추고 있으며 발사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CSIS는 설명했다. 또 시설의 다른 곳에서는 주목할 만한 활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CSIS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하게 재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