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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관리 일원화로 만드는 물 순환경제

입력
2019.03.21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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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가 다보스포럼의 핵심의제로 등장하면서 자원고갈과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자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기회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채취-생산-공급-폐기’로 이어지는 선형경제에서 채취부터 제품사용 이후까지 전 과정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는 경제구조로 전환이 모색되고 있다.

순환경제는 폐기물에 국한된 이슈는 아니다. ‘취수-생산ㆍ공급-사용-방류’로 이어지는 그간의 선형적 물관리는 수자원 고갈, 환경 부담과 사회 갈등을 야기해 왔다. 물은 미래세대와 공유할 한정된 자원이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이기에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특히, 물관리 기능을 일원화 한지 1년여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 창출을 위해서라도 물관리 구조의 전환은 시급한 과제이다. 국민들이 느끼는 성과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깨끗한 물을 차별없이 사용하고, 생산ㆍ공급과정에서 재정과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며, 하천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전 국민의 보편적 물복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물 사용자간 수질ㆍ서비스 수준과 요금부담 격차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돗물 공급을 직접 담당하는 지자체가 열악한 재정과 낮은 기술력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물 사용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수도의 통합관리를 통한 광역화와 전문기관이 지원하는 체계 마련이 불가피하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안전성 문제도 물 공급 시설간 연계와 지역별 블록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은 지자체의 수도운영에 양여방식을 도입하여 광역화ㆍ전문화를 촉진하고 있다. 국내 수도의 비효율을 해소할 수 있는 발전적 대안이 시급하다.

둘째, 스마트한 생산ㆍ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세계를 선도하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생산·공급과정을 실시간 센싱하고, 정확한 수요ㆍ공급예측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실외기를 대폭 줄이는 친환경 저비용의 신재생에너지원인 수열에너지를 더욱 활성화하고, 정보ㆍ기술ㆍ시설 공유플랫폼을 통해 물산업 생태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스마트 물관리는 글로벌 물시장에서 각광받는 분야이자, 우리 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 물산업 발전과 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규모 수준의 물 전문기관 육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 물 재이용체계를 강화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오ㆍ폐수는 처리후 하천에 보내지는 방류수가 아닌 대체수자원으로 활용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특히, 북한강에 위치한 수력댐의 관리 일원화 정책은 전력과 더불어 한강의 수질환경과 기후변화에 대비한 재해 예방을 위해 매우 긴요하며, 화천댐과 팔당댐이라도 우선적으로 다목적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또한, 물 순환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여, 빅데이터를 통해 미래 지향적 일자리 창출과 물환경의 선진화를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관리 일원화의 남아있는 퍼즐을 맞춰야 한다. 환경부의 수량ㆍ수질관리와 국토교통부에 남아있는 하천관리 기능의 통합이 필요하다. 올해 출범하는 국가ㆍ유역물관리위원회의 실효성 있는 작동을 위한 의사결정체계 정립 등 사전준비도 중요하다. 아울러 환경부 산하기관의 물관련 기능조정은 국민의 시각에서 이해되고, 각 기관간의 기능이 중복되지 않고 상호 독립적이지만 각 기관의 기능을 모았을 때에는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통합적 안목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인 ‘물,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는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물 재해나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 국민 모두가 물복지 서비스를 향유하는 사회를 위해 정부. 공공기관, 시민사회 등 물관리 주체들의 비상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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