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취업ㆍ주택난에… 혼인도 절벽

알림

취업ㆍ주택난에… 혼인도 절벽

입력
2019.03.20 14:40
수정
2019.03.20 21:28
12면
0 0

 작년 혼인 25만7600건에 불과 46년 만에 최저 

 적령기 30대 초반 최대 폭 감소… 평균 초혼 높아져 

 “결혼 해야한다” 48.1%에 그쳐 가치관도 크게 변화 

소득, 주거 여건 마련 어려워 결혼할 수 없는 청춘들이 혼인을 미루거나 비혼으로 남으면서 지난해 혼인율은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소득, 주거 여건 마련 어려워 결혼할 수 없는 청춘들이 혼인을 미루거나 비혼으로 남으면서 지난해 혼인율은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혼인건수가 4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혼 적령기인 30대 인구의 감소, 2030세대의 실업률 증가,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청년실업률 증가→경제력 저하→만혼 혹은 결혼 기피’라는 악순환 고리가 고착화하면서 사상 최악의 ‘출산 절벽’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사상 최저 혼인율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5만7,600건으로 전년 대비 2.6%(6,800건) 감소했다. 혼인건수는 2012년 이후 7년 연속 감소했으며, 1972년 24만4,800건 이후 4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은 5.0건으로 전년보다 0.2건 감소, 1970년 혼인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연령별로 보면 전년대비 남자 혼인는 30대 초반(30~34세)에서 5,300건, 여자는 20대 후반(25~29세)에서 3,300건이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연령별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에서 55.9건, 여자는 20대 후반에서 57.0건으로 가장 많았다. 결혼이 가장 많은 연령에서 혼인건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는 얘기다.

만혼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0.4세로 전년 대비 남녀 모두 0.2세 높아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1.8세, 여자는 2.1세가 높아졌다.

 

[저작권 한국일보]최근 10년간 혼인 추이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최근 10년간 혼인 추이_김경진기자

 ◇청년층 소득ㆍ주거 부담에 만혼ㆍ비혼 증가 

혼인 감소 요인으로는 △인구구조적 측면 △경제적 측면 △혼인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꼽힌다. 우선 혼인을 주로 하는 연령층인 30대 초반 인구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초반 인구는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젊은층의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 결혼을 미루거나 비혼이 느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과거 혼인적령기로 여겨졌던 20대 후반(25~29세)의 지난해 실업률(8.8%)은 10년 전인 2008년(6.0%)보다 2.8%포인트나 높아졌다. 주거비 부담을 예측할 수 있는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03.1로 2008년(71.9)에 비해 크게 올랐다. 전세가격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을 경우 전세값이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앞둔 청년층이 소득이나 주거 등 독립적 생계를 위한 여건이 마련되기 어려워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없고 주거부담에 육아부담까지 더해진다는 우려에 혼인에 대한 가치관도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게 좋다’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2012년 62.7%에 달했던 반면, 지난해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1%에 그쳤다.

만혼과 비혼이 증가하면서 ‘출산 절벽’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출생아는 32만6,9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 한 사람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0.98명에 그쳤다. 이런 저출산 추세에서 출산율이 높은 30대 초반 인구 감소에 혼인마저 줄어들면서 출산율 높이기는 난망이라는 게 중론이다.

 

 ◇황혼 이혼 증가에 이혼도 4년 만에 반등 

지난해 이혼건수는 전년 대비 2.5%(2,700건) 증가한 10만8,700건으로 집계됐다. 이혼건수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 줄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평균이혼연령은 남자 48.3세, 여자 44.8세로 각각 전년 대비 0.7세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이혼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연령대는 남녀모두 60세 이상(남자 18.0%, 여자 20.5%)으로, 황혼 이혼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최근 결혼 자체가 줄면서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작년 동거 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9.7%, 30년 이상은 17.3% 증가하는 등 황혼 이혼이 크게 늘면서 이혼 건수를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