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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주민들, 27년간 동거하며 상생 해법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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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주민들, 27년간 동거하며 상생 해법 찾았다

입력
2019.03.26 04:40
수정
2019.03.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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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서주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이 지난달 19일 1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홍보관에서 장학생에게 드림파크장학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서주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이 지난달 19일 1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홍보관에서 장학생에게 드림파크장학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1991년 11월 열린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기반시설 준공식에서 주민 대표들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듬해 2월 수도권매립지에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생활폐기물이 처음으로 반입된데 이어 같은 해 5월 산업폐기물 반입 계획이 발표되자 주민들은 반대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단체를 결성한 주민들은 폐기물 반입 저지 집단행동에 돌입했고 어렵게 마련된 주민공청회에선 고성이 오가고 욕설이 난무했다.

수도권매립지에 수도권 3개 시ㆍ도 폐기물 반입이 시작된 지 27년이 지났다. 강산이 3번 가까이 바뀌는 긴 시간 동안 수도권매립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민들과의 관계는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꼽히고 있다. 매립지는 대표적인 혐오시설이자 기피시설이기 때문이다. 다만 2000년 7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설립되고 제2매립장 매립이 시작돼 공식적인 주민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SL공사는 설명했다.

SL공사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 주민지원협의체는 주민을 대표하는 법적 단체다. 주민지원사업 추진, 주민 감시요원 추천, 환경상 영향조사 실시기관 선정, 주변 영향지역 결정 협의 등 업무를 맡아 추진하는 등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제2매립장 매립 종료와 더불어 제9기 주민지원협의체가 공식 활동을 마감했고 올해 2월부터 제2ㆍ3매립장 통합 주민지원협의체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SL공사 측은 “주민지원협의체를 통해 오랜 시간 공사와 주민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해 왔다”고 밝혔다.

SL공사 주민 지원 사업은 시행착오를 겪는 등 부침을 거듭하다 이제는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지원 초기에는 주민들 요구에 따라 단순 보상 차원의 가구별 지원 위주 제도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후에는 주민복지 향상과 지역 발전을 함께 꾀하기 위한 사업만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인요양시설과 영ㆍ유아 보육시설로 구성된 ‘주민복지타운’이 대표적 결과물이다. 이밖에 주민건강검진, 국내ㆍ외 환경시설 견학, 장학사업 등이 추진됐다. 생활환경 개선, 상수도 설치, 도로 건설, 마을버스 구입 지원 등도 지역별로 이뤄졌다.

SL공사 측은 “주민과의 상생협력은 무엇보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다”라며 “꾸준히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함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SL공사는 실제로 수도권매립지 주변 영향 지역과의 소통ㆍ화합을 위해 임직원들이 주변 영향 지역 5개 마을발전협의회를 직접 찾아가는 마을별 순회간담회를 지난달 18일부터 5일간 열었다. 또 다양한 주민 초청 행사, 농번기 일손 돕기, 주민과 함께 하는 한마음 체육행사 등도 열었다. 지역사회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기 위해 2002년 12월 재단법인 드림파크 장학회를 설립해 성적 우수 학생과 예체능 특기생, 골프 꿈나무 등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 동안 학생 894명에게 장학금 12억원이 지급됐다.

강성칠 SL공사 대외협력처장은 “수도권매립지가 주변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주민지원협의체 위원과 운영위원 등 주변 영향 지역 주민대표들 때문에 그 동안 매립지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다”라며 “주변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재 육성 등을 통해 지역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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