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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6개월 이용자 17만여명… 계륵이 된 뱅크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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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6개월 이용자 17만여명… 계륵이 된 뱅크사인

입력
2019.03.21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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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 편의성 체감 높지 않아… 은행은 자체 인증서비스 강화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은행권이 공동으로 내놓은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 ‘뱅크사인’이 출시 6개월이 지나도록 좀처럼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보다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고객 체감도가 높지 않은데다, 시중은행들은 오히려 자체 인증시스템을 개선ㆍ보완하는 데 더 힘을 쏟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출시된 뱅크사인 이용자는 2월말 기준 17만여명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지만, 거의 전 국민이 모바일ㆍ인터넷뱅킹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 뱅크사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서비스라 개인정보 유출위험 등 보안성이 우수하다. 또 유효기간이 통상 1년 단위였던 예전 공인인증서보다 훨씬 긴 3년이고, 15개 시중은행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까지 갖췄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건, 기존 공인인증서를 뱅크사인으로 바꿀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엔 공인인증서의 편의성도 많이 좋아졌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은 지문, 홍채 등을 통한 간편 인증 시스템도 진작부터 갖춰놨다. 이 같은 환경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굳이 뱅크사인으로 갈아타게 만들만한 차별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적극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뱅크사인을 모르는 고객도 상당하다.

회사원 김모(37)씨는 “주거래 은행에 간편이체 등록을 해놔 100만원 이하 금액은 별도 절차 없이도 모바일ㆍ인터넷 뱅킹으로 이체한다”며 “타 은행을 이용할 일도 별로 없어 굳이 뱅크사인을 사용할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위해 갈수록 자체 인증시스템을 강화하는 시중은행들에게 뱅크사인은 ‘계륵’같은 존재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증권 보험 카드 등 KB금융지주 전 계열사에서 통용되는 통합 인증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달 태스크포스팀(TFT)를 꾸렸다. IBK기업은행도 자체 모바일 전용 인증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인증서를 발급받은 고객은 숫자 6자리 간편비밀번호로 로그인, 이체, 상품가입 등의 전자서명인증이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형 금융지주사마다 계열사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증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추세”라며 “이렇게 되면 뱅크사인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뱅크사인 사업을 주도한 은행연합회는 현재 뱅크사인 사용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인터넷 납세서비스 ‘홈택스’나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정부 전자민원포털 ‘민원24’ 등의 서비스에 뱅크사인을 공인인증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선 뱅크사인 가입자를 범용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인 50만명까지 끌어올리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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