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첫 공판서 판결 불복 비판… 법정 밖 논란에 이례적 입장 표명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장인 서울고법 형사2부 차문호 부장판사는 19일 첫 공판을 시작하며 판결불복을 엄중히 경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향해서는 “지금이라도 기피 신청을 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1심 판결 이후 재판부에 쏟아진 원색적인 비난과 사법부를 향한 강한 의심의 눈초리에 나름의 답을 내놓은 것인데, 재판부가 법정 밖의 각종 논란을 두고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차 부장판사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약 15분간 읽어 내려가면서 재판불복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법정 밖에서 이뤄지는 비난과 예단은 재판부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이거나, 협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한 재판장은 “이는 우리 재판부 판사들을 모욕하는 것이고,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는 것이며, 재판의 본질을 무시하는 것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저와 우리 재판부를 비난하고, 벌써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의심의 시선을 거론한 뒤 “이러한 사례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고,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재판장이 입장문을 읽는 동안 몇 차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인 김 지사는 “재판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차 부장판사는 마지막으로 재판장을 향한 의혹의 시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향후 재판 진행과정에서 불공정한 재판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면 재판 종결 전까지 언제든지 기피신청을 하라”며 “우리 재판부는 불공정성이 있는지 다른 재판부나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차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전속재판연구관을 지낸 경력 때문에 김 지사 측 지지자들로부터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받아왔다.

한편 도정 차질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한 김 지사는 이날 열린 보석심문에서 “권한대행체제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지사로서 의무와 도정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도지사로서의 도정수행 책임과 의무는 법이 정한 보석허가 사유는 아니다”면서도 “무죄로 추정되는 피고인이 구속됨으로 인해 겪는 고통, 방어권 행사의 어려움 등이 얼마나 클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불구속 재판의 원칙은 법관이 지켜야 할 대 원칙인 만큼 보석허가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고 증거 및 증인의 채택, 증인신문 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의 재판 일정과 관련한 윤곽을 잡은 뒤 보석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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