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 높고, 근무시간 길고
1인당 3만불 벌어도 행복 못 느껴
미세먼지 한국에서 더 많이 배출
어디서 날아왔는지만 따진다 반문
지난 5일 시작해 15일 막을 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업무보고를 위해 연단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언론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끝나자 다시 시선을 외부로 돌려 한국을 향해 화살을 겨눌 조짐이다.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높은 실업률 때문에 한국인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조롱하는 투의 논평을 내보내는가 하면, 한미 양국이 한반도로 유입되는 미세먼지 이동경로를 조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 내 배출량이 더 많다”며 시비를 걸고 있다. 한국을 반면교사로 삼아 중국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와 마찬가지로 청년취업과 환경개선을 중점 과제로 내세운 중국이 자칫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환구시보는 18일 “한국은 지난해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전세계 7번째로 ‘5030 클럽(인구 5,000만명, 1인당 GNI 3만 달러 이상)’에 가입했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취업, 사회적 분배 등 삶의 질이 미흡해 한국인들은 스트레스가 많고 행복에 무감각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이 5030 클럽에 가입할 때 연간 평균 근로시간이 1,713시간이었던 반면 한국은 2,024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시작해 15일 막을 내린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 시진핑(가운데) 주석과 리커창 총리(시 주석 오른쪽) 등 당 지도부가 인민대회당 개막식에 참석해 앞줄에 앉아 있다. 베이징=신화통신 연합뉴스

특히 주중대사로 내정된 장하성 전 청와대 청와대 정책실장의 저서를 인용, “고용과 임금이 경제성장을 따라가지 못해 가계소득이 개선되기 어렵다”면서 “9.5%에 달하는 높은 청년실업률과 N포세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한국의 미래전망은 별로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물론 중국 관영언론의 논평은 적반하장격이다. 중국의 경제상황이 더 다급하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 목표치가 역대 최저치(6~6.5%)일 정도로 경제 활력이 급감하고 있고 2월 기준 전국 도시 실업률도 지난해 12월보다 0.4%포인트 급등한 5.3%로 집계됐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양회 보고에서 “처음으로 취업 우선정책을 거시정책에 올려놨다”며 “올해 도시 일자리 1,100만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근로시간도 주 40시간을 표방하고 있지만, 공무원을 제외하면 최대 주 70~100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중국의 1인당 GNI는 5,500달러 수준이다.

중국은 미세먼지를 놓고도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반도의 스모그 발생원인을 규명하고자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2021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과 관련, “스모그의 근원을 계속 따지지 말고 대신 동북아 국가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의 스모그는 국내 요인이 더 많다”는 2016년 외신보도를 들먹이면서 “한국의 의심과는 다른 결과”라고 소개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뤼차오(呂超) 랴오닝(辽宁)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은 늘 스모그의 발생원인만 강조하지만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모그의 경로를 과학적으로 조사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지만, 공동 협상으로 해결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7일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세먼지에 중국발 원인이 있는 건 사실’이라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과학적 근거를 갖고 말하는 것인가”라고 도리어 따져 물은바 있다. 하지만 한미가 공동보조를 취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셈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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