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12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지난 13일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재난 수준인 미세먼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국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정안은 사회재난의 정의에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명시적으로 규정,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재난사태 선포, 피해조사 및 복구계획 수립, 특별재난지역 선포, 위기관리 매뉴얼의 작성ㆍ운용, 중앙대책본부 등의 구성,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미세먼지로 입은 피해 보상 요구 가능해져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미세먼지 법안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 △학교보건법 개정안 △액화석유가스(LPG)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안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 △실내공기질관리법 개정안 △미세먼지의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안 등 8건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사회재난의 정의에 ‘미세먼지’에 따른 피해를 명시적으로 규정해 재난으로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률상 재난으로 지정된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예비비 등 국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재난 지역에선 민간 차량 2부제 등 지금의 비상저감조치보다 훨씬 강력한 제재도 가능해진다.

미세먼지로 인해 입게 된 피해에 대해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사회적 재난은 정부 차원의 조사를 거쳐 물적 피해를 보상하거나 치료비를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보상액을 판단할 기준을 마련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인도 LPG차 구매 가능..수요 확대는 의문

LPG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조항을 삭제해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 등에만 허용돼 일반인은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이유로 연료별 자동차 점유율(2017년)을 보면 전체 차량에서 휘발유는 46%, 경유는 42.5%인데 반해 LPG는 9.3%에 불과하다. LPG 차량은 경유ㆍ휘발유차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LPG는 현재 리터당 800원 수준으로, 경유차보다 연료비 부담도 적다. 그러나 현재 LPG 차종이 10여가지로 단순한데다 연비와 출력이 떨어지고 충전소도 일반 주유소에 비해 적다. 또 강한 충돌 사고 시 폭발의 위험성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LPG 차량 수요가 당장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든 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ㆍ공기정화설비 설치해야

학교보건법이 개정돼 앞으로는 유치원과 초ㆍ중ㆍ고 교실마다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국가ㆍ지방자치단체는 이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한다.

항만지역 대기질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통과한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안에 따라 해양수산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은 공동으로 항만지역의 대기질 현황 및 변화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항만지역 등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5년마다 ‘대기질 개선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지하역사의 실내 공기질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은 지하역사의 실내공기질 측정기기 부착을 2021년 3월 31일까지 끝내고,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 저감방안 등 공기 질 개선대책을 5년마다 수립ㆍ시행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가정ㆍ협동 어린이집, 키즈카페 등 실내 어린이 놀이시설까지 관리법의 적용 대상으로 삼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은 수도권 지역에 시행 중인 대기관리권역 지정제도를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과 인접 지역까지 확대 적용하는 규정을 뒀다. 대기관리권역 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한 오염물질 총량 관리제 시행, 대기관리권역 내 경유 자동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조항도 제정안에 담겼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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