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바른정당 출신들 반발
김관영 원내대표 “협상 계속 진행”
평화당도 “호남 의석 축소” 이견
민주 “연동비율 등 얼마든지 논의”
한국당 “바른미래 의원들 믿는다”
비례대표 폐지 개정안 당론 발의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7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선거제 개편 및 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추진하는 여야 4당(자유한국당 제외)이 선거구획정안 국회 제출 법정시한인 15일에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론 확정에 실패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라는 의원이 더 많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혀 추후 극적 합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당은 이날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의총에서) 선거제는 합의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패스트트랙 자체를 반대한 분도 계시고, 하더라도 다른 법과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주신 분들도 계셨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선거제 개혁이 너무 중요하고 한국당이 선거개혁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 데다 더 많은 의원들이 협상에 응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당내 반대가 있지만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의총에서 의석수를 300석으로 고정시킨 상황에서 그간 주장해온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어렵고 선거제 개편과 연계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독립성 확보 방안을 여권에 요구하기로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의원 정수 300석 유지와 비례대표 75석(현재 47석) 하에서는 연동 비율을 100%로 하기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비례성을 제대로 보장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거기에 역점을 두고 협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그간 비례대표 75석 중 정당득표율의 절반만 의석에 반영하는 ‘50% 준연동형’ 모델을, 바른미래당은 100% 연동을 주장해온 점을 감안하면 간극을 좁힐 여지가 생긴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연동비율은 물론 공수처 독립성 문제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국회 정치개혁특위 재적의원 18명(민주당 8명ㆍ한국당 6명ㆍ정의당 1명ㆍ평화당 1명ㆍ바른미래당 2명) 가운데 5분의 3 이상(11명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한국당이 반대해도 바른미래당 김성식ㆍ김동철 의원 중 1명만 동의하면 처리 자체는 가능하다.

실제 두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패스트트랙 진척을 위해 원내대표에게 전보다 폭넓은 협상 재량권을 부여한 의총이었다”며 김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저작권 한국일보]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을 비롯한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패스트 트랙' 안건에 대한 반대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오대근기자 /2019-03-15(한국일보)

문제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원내대표에게 협상 권한을 일임한 적이 없다” “합의가 우선인 선거제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선 안 된다”며 반대한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이날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한 의총에서 “바른미래당의 양심 있는 의원들을 믿는다”며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이탈을 촉구하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에게 패스트트랙에 참여하지 말아달라고 박수 보내자”고 했다.

‘패스트트랙은 의회 민주주의의 종언’이라는 의미로 전원 검은색 옷을 입고 의총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은 “좌파독재 선거법 날치기 강력규탄’ ‘무소불위 공수처 반대’ 등의 구호도 외쳤다. 한국당은 이날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에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의원 정수를 270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한편 평화당에서도 ‘300석 유지ㆍ비례대표 75석’을 골자로 한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배숙 의원은 이날 “민주당안으로 진행할 경우, 호남 지역구가 줄어들게 된다”며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호남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평화당 입장에서 호남 지역구 축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김한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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