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이 4월 11일 5G 요금제와 함께 출시하는 ‘모토 모드’. 4G폰인 모토Z3에 5G 모뎀이 탑재된 모토모드를 끼워 써야 한다. 모토로라 제공

3월말로 예상됐던 한국의 ‘세계 최초 5세대(G) 통신 상용화’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지는 사이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4월 11일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당초 예상됐던 5월보다 일정을 한달 정도 앞당긴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5G 스마트폰 품질 안정화, 5G 요금제 출시 등 절차가 남아있는 상태이지만, 세계 최초 타이틀은 빼앗기지 않을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버라이즌은 14일(현지시간) 5G 요금제와 5G 통신을 지원하는 모토로라 ‘모토Z3’를 4월 1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이용 가능 지역은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다.

하지만 업계에선 버라이즌의 5G 서비스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모토Z3는 모토로라가 지난해 8월 내놓은 4G(LTE) 스마트폰이다. 버라이즌은 이 본체에 끼워 쓰는 ‘모토 모드’를 묶음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모토 모드에는 추가 배터리와 5G 신호를 잡을 수 있는 별도의 모뎀이 탑재돼 있다. 모토 모드 가격은 약 40만원이지만 초기 가입자 유치를 위해 약 6만원에 판매된다. 모토Z3 출고가(약 54만5,000원)와 합치면 총 가격은 60만원대다.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갤럭시S10 5G’ 출고가는 150만원대로 예상된다. 모토Z3가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5G 스마트폰이라는 건 다소 억지스런 주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5G 칩세트를 내장한 스마트폰과 5G 모뎀이 들어간 모듈을 끼우는 건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며 “스마트폰이 자체적으로 5G를 지원해야 5G폰”이라고 설명했다. 모토Z3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가 탑재됐다. 스냅드래곤 835는 ‘갤럭시S8’에 들어갔던 구형 AP라 실질적으로 5G 네트워크를 쓰기에는 성능이 처진다는 분석이다. LG전자 5G폰에 들어갈 AP는 스냅드래곤 855이고, 삼성은 자체 개발한 5G 전용 칩세트를 사용한다.

SK텔레콤과 버라이즌 5G 요금제 비교-박구원 기자

요금제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버라이즌 5G 요금제는 ‘고 언리미티드’(약 9만6,500원), ‘비욘드 언리미티드’(약 10만8,000원), ‘어보브 언리미티드’(약 12만원) 3종인데, 고 언리미티드는 속도 제한 조건이 달린 용량 무제한이라 사실상 5G 요금제의 의미가 없다. 비욘드와 어보브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각각 22GB, 75GB다. 지난달 27일 정부가 반려한 SK텔레콤의 5G 요금제는 월 7만원대에 기본 데이터 150GB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마저도 “고가 요금제만으로 구성돼 있다”며 반려했다. 버라이즌은 SK텔레콤 요금제보다 가격은 2배지만 데이터는 ‘반토막’인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로는 초고화질 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에 기본 제공량이 적은 요금제는 5G보다 LTE를 쓰는 게 더 실익이 높다”며 “아직 정부의 요금제 인가 절차가 남았지만 이달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고 갤럭시S10 5G도 4월 초, 늦어도 4월 10일 이전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 최초 상용화는 무리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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