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왼쪽부터)
◇고유환 동국대 교수

=미국에서 발언 쏟아지는데 가만 있으면 이상한 거다. 자신들의 입장과 다른 내용이 굳어지는 것 막기 위해서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할 필요가 있다.

=협상 할래, 아님 우리 그냥 핵 고도화하게 둘래, 라는 식으로 하는 거다. 그런데 당장 도발 이렇게 나갈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은 협상 재개가 힘들 것이다. 정상 차원 회담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젠 두 정상의 리더십 문제고 자존심 문제다. 다시 만나려면 계기가 있어야 한다. 사견으론 북한이 미국 입장을 그대로 받진 않을 거 같다. 뭔가 미국이 다른 좋은 안을 가져온다거나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을 폼페이오와 볼턴 같은 미 관료들과 여전히 분리 시키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정상 간 신뢰는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조선중앙통신이나 북한 내부언론이 아닌 러시아 타스 통신 발이란 점에서 외부적 메시지에 무게가 있어 보여 극단적으로까지는 보이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노이 이후 2주 동안 미국이 보인 행태를 보자면 북한이 이리 나올 것이 당연한 듯 하다. 또 뭘 하지도 않은 동창리를 복구라느니 산음동 움직임에 대해 북한 내부의 강경파의 행동이니 카드로 쓰려해서는 안 된다느니 하는 근거도 없는 미국발 이야기가 많았다.

=최선희 기자회견만으로도 독기가 느껴진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성명에서 밝힐 새로운 길이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외부보다 인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무엇일지가 핵심일듯 하다. 그렇다고 핵ㆍ경제 병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듯하다. 핵무력이야 이미 완성했으니 다시 핵개발 운운하는 건 구태의연한 길일 테고, 오히려 지난해 경제로 매진하는 새로운 전략노선을 정당화할 것이다. 또 현 정세설명을 통해 그 길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책임을 제재를 지속하는 미국에 돌리면서 핵을 움켜쥐고 자력자강을 바탕으로 더디지만 한발한발 나아가기 위해 내부 결속을 강조할 걸로 보인다. 그렇지만 핵은 언제든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면 내려놓겠다고 할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북한의 전형적인 협상전술이다. 북한은 절대 약한 모습을 외부로 표출하려 들지 않는다. 하노이 정상회담은 북한에게 일종의 있어서는 안 되는 큰 실수였고 이후 미국의 압박에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최선희 부상의 발언은 북한이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표명이다. 과거 협상 패턴을 고려할 때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기싸움을 넘어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과 미사일 모라토리움을 접겠다고 입장을 밝히게 되면 상황은 장기적으로 악화될 것이다.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바꿀 수 있는 인사가 없다는 점에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방향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다만 그렇다 해도 새로운 인공위성 발사나 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북한 경제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므로 실제 도발은 당분간 자제하고 기싸움과 심리전을 전개할 것 같다.

=최선희가 대외 대변인격이자 공공외교를 맡고 있는 거 같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제재 일부 완화 교환 방안은 포기 못한다는 북한의 최후 통첩 성격이다. 조만간 공화국이나 정부 성명이 나올 것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낭독하거나 직접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3월 말이나 4월 초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정이 내려지고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법령과 결정문이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으니 기다렸다가 그때까지 미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플랜B’를 채택할지 모른다. 플랜B는 비핵화를 미국과 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중국ㆍ러시아로 협력 파트너를 교체하는 거다. 이후 국제적 검증 방식을 택할 경우 유엔 안보리도 제재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 중ㆍ러는 한반도 영향력과 레버리지를 높일 것이고, 유엔 안보리에서의 목소리도 높일 것이다. 미국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는 셈이다. 훼방도 할 수 없다.

=이런 플랜B가 실현되지 않아도 대미 협상 카드로는 충분하다. 협력 파트너를 중ㆍ러로 바꾸고 국제사회 상대로 검증 하의 비핵화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미국 질책이 중국이 북한을 제대로 압박해 움직이게 못한다는 건데 중국은 미국에 큰소리 뻥뻥 칠 수 있게 된다. 일정대로 비핵화를 진행하면 유엔 안보리의 제재 해제 검토가 불가피하다. 제재 유연성을 갖고 갈 수밖에 없다. 협력 파트너를 바꾸면 북한이 자기 방식대로 비핵화하면서 제재 해제도 얻어낼 수 있게 된다. 비핵화와 보조를 맞춰 중ㆍ러와 경제협력도 진전시킬 수 있다.

=한국이 그러면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분명 북한은 남북 협력 트랙은 쥐고 가려 할 텐데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엉거주춤한 자세가 된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로부터 고립되고 북한은 남한을 흔들며 자기만의 비핵화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과거로 돌아가는 건 쉽지 않다. 미사일 발사 가능성 시사는 엄포성에 가깝다. 너무 많이 왔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