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남성 지지철회 비율 두 자릿수, 눈에 띄게 높아 
미투운동에 대해 지지하십니까? 그래픽=송정근 기자

미투운동 지지 여부에 대해 ‘지지한다’는 의견이 74%(매우 지지 23%+대체로 지지 51%)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 22%(대체로 지지 안함 17%+매우지지 안함 5%)보다 3배 이상 많았다. 1년 전 한국일보의 조사결과와 비교해 보면 그 지지 강도는 약화된 경향을 보여준다.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비율이 2018년 조사에서는 84%(매우 지지 39%+대체로 지지 45%)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감소한 결과다. 성별, 세대별로 보면 60대 여성을 제외한 모든 성·연령층에서 ‘지지한다(매우 지지한다 + 대체로 지지하는 편이다)’는 의견이 감소한 가운데, 20대, 30대 남성의 지지철회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20대 남성 -33%포인트, 30대 남성 -28%포인트). 특히 20대 남성에서는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47%)이 ‘지지한다’(44%)를 넘어서는 결과를 보였다.

서지현 수원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투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피해자 책임론에 거부감 

성범죄나 성희롱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을 봐도 이제 피해자 책임론과 같은 인식은 소수의견으로 나타났다. ‘끝까지 저항하면 강제로 성관계(강간)하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69%였고, ‘가벼운 성적 유머나 술자리 실수 등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넘어갈 줄 알아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 비율이 63%였다. ‘상습적인 성폭행 피해는 피해자의 소극적인 대응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가 33% 동의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62%, ‘성폭력은 피해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 비율이 40%,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로 다수는 피해자 책임론에 공감하지 않았다. 역시 성별, 세대별 인식 간극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나이든 세대가 젊은 세대에 비해 피해자 책임론을 수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세대별 미투 영향 긍정적. 그래픽=송정근 기자
세대별 미투 지지. 그래픽=송정근 기자
 ◇“미투 긍정적 영향 미친다” 18%P 감소 

나아가 미투운동이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66%(매우 긍정적 12%+대체로 긍정적 54%)로 ‘부정적’이라는 의견 27%(대체로 부정적 21%+매우 부정적 6%) 보다 크게 높았다. 2018년 조사에서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84%(매우 긍정적 21%+대체로 긍정적 63%), 부정적인 응답이 12%(대체로 부정적 10%+매우 부정적 2%)에 그친 것에 비해서는 1년 사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18%포인트나 감소한 반면,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은 16%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20대 남성(-41%포인트)과 30대 남성(–34%포인트)에서 1년 전과 비교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 크게 떨어져, 20대 남성은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31%)이 ‘긍정(57%)’보다 훨씬 많았고, 30대 남성에서는 두 의견(각각 48%)이 팽팽했다.

미투가 바꾼 개인의 변화. 그래픽=송정근 기자
 ◇개인의 변화 ① ‘성인지 민감성’ 확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미투는 응답자 개인의 인식과 행동규범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성적 농담이나 신체적 접촉에 대해 신경 쓰고 조심하게 되었다’ 에 대해 ‘그렇다’의 응답 비율이 80%, ‘주위에서 피해를 목격하면 도움을 주겠다’는 응답이 72%, ‘그동안 당연시해온 성역할에 대한 생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62%가 동의했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에도 성적 농담과 신체적 접촉에 대해서 신경쓰게 되었다는 응답이 82%, 주변에서 피해를 목격하면 도움을 주겠다는 응답이 66%, 기존 성역할에 대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응답이 61%로 나타나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변화 ② 부분적으로 펜스룰 부작용 경험 

한편 미투의 부작용으로서 이성과의 접촉 자체를 꺼리거나 이성과의 협업을 꺼리게 되었다는 응답은 부분적으로만 확인되었다. 이성 지인과의 대화나 술자리를 피하게 되었다는 응답은 37%, 업무나 학업 외에 이성과의 협업을 피하게 되었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다만 대화나 술자리를 피하게 되었다는 비율이 남성의 경우 49%로 높았고, 여성은 29%로 나타났다. 협업을 꺼리게 되었다는 응답도 남성의 경우 39%, 여성의 경우 20%로 나타났다. 개인 수준에서 펜스룰을 실감하는 비율이 부분적인 현상임은 분명하지만, 성인남녀의 1/3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성과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점을 쉽게 지나치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미투가 바꾼 사회적 변화. 그래픽=송정근 기자
미투의 부작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사회적 변화 : ① 피해자 존중 및 여성 차별 변화 계기 

미투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진술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성적농담이나 신체적 접촉을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에 대해 동의하는 비율이 84%로 가장 높았다. ‘조직 및 사회의 여성 차별적 문제와 관련하여 변화의 계기가 되고 있다’는 응답이 64%,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응답도 63%로 미투가 우리 사회, 조직, 문화에 확실히 변화와 개선의 계기가 되고 있다는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적 변화 : ② 미투 부작용에 대한 우려 

반면, 미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남성들이 잠재적으로 범죄자로 취급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주장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67%,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변질된 미투로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주장도 63%, ‘미투 운동이 성대결 및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도 55%로 미투의 진통과 역효과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투운동이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래픽=송정근 기자

지난 1년은 그 동안 감춰져 오던 성차별적 범죄와 피해자의 고통을 여과 없이 드러낸 시간이었다. 그로 인한 충격과 갈등도 적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미투에 보냈던 한국 사회의 지지의 목소리가 다소 엷어지고, 미투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미투를 바라보는 사회적 합의와 규범, 제도적 환경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과제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본 조사는 동시에 개개인의 인식과 행동에 미친 변화 또한 간과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자기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점도 보여주었다. 발걸음은 더디고, 갈 길은 멀 수 있어도, 변화를 위한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음을 이번 조사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김수진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차장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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