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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그린북서 ‘긍정 모멘텀’ 경기낙관 평가… “안일한 판단”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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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그린북서 ‘긍정 모멘텀’ 경기낙관 평가… “안일한 판단” 지적

입력
2019.03.15 11:42
수정
2019.03.15 11:4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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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I “경기 둔화 지속” 평가와 대비… 전문가들 “현실과 동떨어진 평가” 

수출. 게티이미지뱅크
수출. 게티이미지뱅크

“연초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지표 개선 등에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

기획재정부가 15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린북에는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 평가가 담긴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세계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비롯해 반도체 업황과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해있다”면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한 정책의 속도감 있는 추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려스러운 부분을 거론하긴 했지만, 기재부가 보는 최근 경기상황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외면상 각종 경제지표가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재부가 실물경제에 대해 “개선된 모습”이라고 평가한 배경에는 △1월 생산이 광공업(0.5%), 서비스업(0.9%), 건설업(2.1%) 등에서 모두 전월 대비 증가한 점 △소비가 1월 들어서도 견실한 상황에서 투자도 증가로 전환됐다는 점 등이 있다.

여기에 소비자심리지수(CSI)가 3개월 연속 개선(2월 CSI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됐고, 기업심리지수(BSI)도 실적과 함께 전망이 크게 상승(제조업 BSI 실적치 전월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근거로 제시했다.

또 기재부는 “고용은 취업자 증가규모가 확대됐으며 물가는 안정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낙관적 전망도 덧붙였다. 다만 수출에서 “시장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 중국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로서는 긍정적인 면을 좀 더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했겠지만, 그렇다 해도 이번 그린북의 경기 진단은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상당히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와 대중 수출 급감, 투자 부진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위험이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고용 상황도 세금을 쏟아 넣은 단기ㆍ노인 일자리만 양산할 뿐 민간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실업자는 역대 최대 수준인 130만명을 웃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1일 ‘경제동향 3월호’에서 “투자와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는 괜한 것이 아니다. 이런 데도 정부는 국민 체감과는 크게 동떨어진 평가를 하고 있는 셈이다.

작년에도 모든 경기지표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을 때 정부는, 2017년 12월부터 작년 9월까지 우리 경기에 대해 ‘회복세’라고 판단했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좋게 유도하려는 정부의 기대는 이해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은 잘못된 정책대응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얼마 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업 경기가 좋다며 ‘물 들어 올 때 노를 저으라’고 했지만 실상은 조선업 수출이 급격히 줄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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