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중인 임천일(왼쪽 두번째) 북한 외무성 부상이 14일 러시아와의 차관급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시내 외무부 영빈관에 들어가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외무차관급 회담을 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전망돼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문제 논의 여부가 주목된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이고리 모르굴로프 아태지역 담당 차관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 중인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과 모스크바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 오전 10시45분쯤 비공개로 시작된 회담은 오찬에 이어 오후 3시45분까지 약 5시간 동안 이어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이 끝난 뒤 언론보도문을 통해 “양국 간 정치적 접촉 일정과 실무분야 협력 진전 전망 등을 포함해 양자관계 발전 현안들을 논의했다”면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회담이 양국 외무당국 간 정례적 협의 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과 없이 끝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러 양국의 접촉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번 회동이 진행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 하노이 북미 회담 이후 한만혁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각각 지난 5일과 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측 고위인사들을 만났다.

이 때문에 러시아 외무부가 이번 차관급 회담에서 한반도 상황과 ‘정치적 접촉 일정’을 논의했다고 밝힌 대목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상 북러 양국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조율을 진행했으며 지난해부터 공히 검토해온 김 위원장의 방러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렸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실제 북한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단계적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요구를 거부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ㆍ러시아와의 유대관계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이미 수 차례 방문한 중국에 이어 조만간 러시아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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