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해방 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고 주장했다. 해방 이후 친일 청산 활동을 비하하는 발언에 정치권에서는 즉각 나 원내대표의 역사인식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가 기존 독립유공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친일 행위를 하고도 독립운동자 행세를 하는 가짜 유공자는 가려내겠다고 하는데, 마음에 안 드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친일 올가미를 씌우는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앞으로 이 정부의 ‘역사 공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또 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달라”고 말했다. 반민특위는 해방 이후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조사ㆍ처벌하고자 1948년 출범됐으나, 이승만 정부의 방해 등으로 설치 1년 만에 해체됐다.

친일 청산 활동을 국민 분열 원인으로 규정하자 여야는 일제히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친일 잔재를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염원마저 ‘국론 분열’ 운운하며 이념적 잣대로 편 가르기에 나선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나 원내대표는 역사 왜곡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 석고대죄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정당, 매국정당, 5.18 광주시민들을 짓밟은 전두환의 후예, 국민학살 군사독재 옹호정당임을 인정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고,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반민특위 때문이 아니라 반민특위가 좌초됐기 때문에 국민이 분열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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