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지율 상승 아이러니 
 박근혜에 ‘귀태’ 발언 논란땐“대통령 비판은 허용해야” 주장 
 민생입법 협조 구해야 할 상황에 제1 야당과 대치 ‘득보다 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강성’ 연설을 문제 삼아 연일 한국당에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지만, 한국당 지지율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국회 윤리특위 제소 등 과도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고, ‘내로남불’ 논란까지 겹치면서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컸다는 관전평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국당 비난 수위는 나 원내대표 발언 사흘째인 14일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로) 탄핵 부정과 국정농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당 실체가 그대로 드러났다”며“가짜뉴스와 거짓선동으로 일관된 연설”이라고 비난했다.박경미 의원은 “내부결집을 위해 바깥으로 독설을 쏟아내는 것은 일본의 아베 총리가 쓰는 수법”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연설의 문제점을 비교적 조목조목 지적한 것인데 문제는 초기 대응이 너무 감정적이었다는 점이다.특히 사태 첫날 “도핑검사 시급” “일베 방장” 등의 격한 표현과 “사시 공부할 때 헌법 공부를 안 하나”는 식의 비아냥과 조롱은 윤리특위 맞제소 상황까지 초래했다.

집권여당답지 않은 ‘대결 정치’가 역효과를 냈다는 건 한국당 지지율 상승세로 간접 확인된다.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나 원내대표 발언 전후인 11~13일 조사한 3월 2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9%포인트 오른 32.3%로 4주 연속 상승했다. 5ㆍ18 망언 논란으로 한달 전 25.2%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7.1%포인트나 올라 민주당(37.2%)과 5%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특히 한국당 지지율은 11일 30.8%를 기록했다가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다음날(13일)에는 32.4%로 상승해, 나 원내대표 강성 발언이 지지층 결집에 효과를 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일각에서도 과도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지도부의 우발적이고 감정적 대응으로 상대방 전략에 말려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야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귀태’(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 발언 논란 때는 대통령 비판은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실이 거론되면서 제기된 내로남불 논란도 부담이다.

문제는 야당과의 대치가 민생입법에 책임이 있는 여당에게는 결코 이로울 게 없다는 점이다.제1야당의 협조 없이는 개혁입법의 처리도 어렵다.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한국당이잘하는 게 별로 없고 퇴행적인 면까지 있지만, 여론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잘잘못을 기준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민주당의 대응이 너무 나갔기 때문에 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일 명분이 없어 당분간 퇴로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강철원 기자 strong@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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