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급등’ 보유세 얼마나 오를까]
공시가 8억 더 오르는 ‘강남+송파 2주택자’는 보유세 2688만→5376만원
조선업 침체 거제ㆍ인구 유출 천안은 보유세 소폭 하락 ‘양극화 심화’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배우한 기자

정부가 올해 고가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집중 인상하면서 지난해 집값이 껑충 뛴 서울 강남권과 용산구 등 아파트 보유자는 작년보다 많게는 50% 가량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를 더 내야 할 전망이다. 다주택자들도 보유세 폭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상속ㆍ증여세의 부과 기준이 된다. 지방세인 재산세와 취득세도 공시가격을 토대로 매긴다.

◇강남권 1주택자 보유세 50%↑

14일 국토교통부 발표를 토대로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에게 의뢰해 전국 주요 아파트의 보유세 변동률을 추정해본 결과, 공시가격이 20% 이상 뛴 시세 12억(공시가 9억) 초과 고가 주택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도 최대 50%까지 늘어났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대형 아파트인 ‘강남 더샵포레스트(전용면적 214㎡)’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19억2,000만원에서 올해 23억7,000만원으로 23.8% 올랐다. 이 경우 지난해 958만원이던 보유세가 올해 1,437만원으로 상한선(전년 대비 50% 인상)까지 오르게 된다. 종부세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지난해 80%부터 매년 5%씩 상향돼 2022년 100%가 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아파트의 보유세는 3년 뒤 1,998만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강북에서도 지난해 가격이 급등한 용산의 한강로2가 ‘용산푸르지오써밋(189㎡)’의 올해 공시가격이 19억2,000만원으로 28.9% 올라 보유세(938만원)를 지난해(625만원)보다 50% 더 내야 한다. 반면 수도권 중저가 주택 가운데선 서울 도봉구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84㎡)’ 공시가격이 전년보다 8.3% 올라 보유세가 10%(80만→88만원) 뛰었다.

◇지방은 세금도 양극화

지방은 뚜렷한 양극화 경향을 보였다. ‘대대광(대전ㆍ대구ㆍ광주)’이라 불리며 지방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대구에서는 수성구 두산동 ‘대우트럼프월드수성(197㎡)’ 아파트 공시가격이 올해 20% 오른 10억2,000만원을 기록하면서 1주택자 기준 종부세 부과 대상인 9억원을 넘었다. 작년엔 재산세만 239만원을 냈지만, 올해는 재산세(305만원)와 종부세(33만원)를 더해 약 338만원을 내야 한다. 광주에서도 서구 치평동 전용 167㎡ 아파트 가격이 4억2,000만원으로 전년(3억8,000만원)보다 9% 오르면서 보유세가 10%(80만→88만원) 올랐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울산, 경남 등 10개 시도는 세금 하락폭도 컸다. 조선경기 침체로 지역경제 전반이 흔들리는 경남 거제시 사등면의 ‘거제경남아너스빌(74㎡)’은 공시가격이 지난해 1억3,500만원에서 올해 1억1,200만원으로 17%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재산세 역시 19%(22만→18만원) 하락하게 된다. 세종시로 인구 유출이 심해져 골머리를 앓고 있는 충남 천안에서는 쌍용동의 84㎡ 아파트 공시가격이 5.9%, 재산세는 6.9% 하락했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주요 아파트 보유세 변화 예상_김경진기자
◇다주택자 세부담 더 커져

다주택자의 세금부담은 더욱 커진다. 종부세는 1주택만 소유할 경우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었을 때 내지만 2주택 이상 보유했을 경우 6억원만 넘으면 부과 대상자가 된다. 게다가 1주택자의 보유세는 전년도의 150%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2주택 이상자는 세 부담 상한선(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 200%, 3주택 이상자 300%)이 더 높아 ‘보유세 폭탄’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가령 서울 강남구 수서동과 송파구 장지동에 각각 241㎡, 187㎡ 아파트를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합계가 지난해 34억1,000만원에서 올해 42억5,000만원으로 뛰면서 보유세가 2,688만원에서 5,376만원으로 100% 증가한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189㎡)와 고양 일산동구 백석동(84㎡), 서울 노원구 하계동(70㎡) 등 조정대상지역 내 아파트 3채를 가진 3주택자의 부담은 더 높다. 이 경우 전체 공시가격이 20억3,000만원에서 24억9,000만원으로 늘면서 올해 보유세를 132% 늘어난 2,719만원을 내게 될 전망이다. 원 팀장은 “주택 보유세는 과표구간이 높을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만큼 다주택자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낼지는 미지수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결국 집값이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있어 매도보단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들의 매물이 급격히 늘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재의 거래 절벽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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