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 사건이 경찰 고위층 유착 의혹으로 번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특히 수사 주체를 놓고 경찰과 검찰의 신경전마저 불거져 수사권 조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검은 1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한 연예인 관련 의혹과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일단 경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언제든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어서 자칫 검경 간 전면전으로 비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이날 국회에서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한 약속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버닝썬 불법 영업과 마약, 성폭행, 성관계 동영상 유출 등 거대 카르텔의 배경에는 업소와 경찰 간의 뿌리 깊은 유착이 존재해 왔다. 사건 발단이 된 폭행사건 편파 수사를 비롯해 버닝썬과 경찰 사이에서 ‘뇌물 브로커’로 의심받는 전직 경찰관의 실체, 미성년자 출입사건에 대한 석연치 않은 수사 종결 등 경찰 유착 의혹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버닝썬에 지분 투자를 한 호텔 대표는 규정에 어긋나게 강남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급기야 수사 대상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 우리를 봐주고 있다”는 내용까지 나왔다. 온갖 비리와 범죄 혐의로 얽힌 강남의 인기 클럽이 아무 탈없이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이 뒤를 봐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숱한 유착 의혹에도 경찰 수사는 더디기만 하다. 논란 불식을 위해 사건 수사를 강남서에서 서울경찰청으로 옮겼지만 아직 현직 경찰은 단 한 명도 입건하지 못했다. 연예인 성범죄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게 경찰 유착을 물타기 하려는 꼼수라는 지적마저 나오는 마당이다. 공익 신고자인 변호사가 몰카 유출 수사자료를 권익위에 제출해 대검에 수사의뢰 하도록 한 것도 경찰을 믿지 못해서였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가진 수사권의 상당 부분을 넘겨받으려는 경찰의 자격 여부를 시험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순간에 경찰의 오랜 숙원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 경찰은 깊은 위기감과 함께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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