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매체로 美 일괄타결론 반박하며 제재 장기화 대비 내부 결속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구테흐스 총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는 미국에 맞서 북한이 선전 매체를 통해 연일 ‘단계적 합의’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북 제재 장기화를 고려한 듯 주민들에게는 ‘자력 갱생’을 주문하면서다.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인류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 제하 기사를 통해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한 부분적 제재 해제 요구는 현 단계에서의 미국 정부의 입장과 요구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방안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조치’는 지난달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에 제안한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지난해 급속히 진전된 북남관계 현실이 보여주듯이 일단 하자고 결심만 하면 못해낼 일이 없으며 반드시 서로에게 유익한 종착점에 가 닿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의 목표를 이루려면 불가피하게 단계적 합의 및 이행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미국의 일괄 타결 원칙과 정면 배치된다. 북한은 11일부터 선전 매체를 통해 비슷한 내용의 입장을 반복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 주민을 상대로는 ‘자력갱생으로 제재를 극복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북미 협상 결렬로 대북 제재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내부 결속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인민대중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는 공화국 정권은 필승불패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며 “인민경제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주체화, 현대화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리고 과학기술의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하여 적대세력들의 제재 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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