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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핫도그 논쟁과 AI 격차

입력
2019.03.12 18:0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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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AI(인공지능)의 활용이 늘면서 AI 미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얼마 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인간의 표정과 몸짓까지 모방한 AI 합성 여성앵커 ‘신샤오멍’을 데뷔시켰다. 뉴스채널은 24시간 운영하지만 AI 앵커는 휴식이 필요 없다. 텍스트만 제공되면 지치지 않고 일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면 인간은 뭘 해야 할까. 이런 고민에 대비해 스웨덴에서는 ‘잉여 인간’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출퇴근만 하면 월급을 주는 종신직 일자리다. 스웨덴 교통부와 공공예술부는 2026년 완공되는 남서부 도시 구텐베르크 코슈배겐역(驛)에서 이런 조건으로 일할 직원 1명을 뽑기로 했다.

□ AI는 양날의 칼이다. 불로 요리와 난방을 하지만, 자칫 집을 태울 수도 있다. 이용자와 노동자의 AI 관점은 정반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자인 동시에 노동자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목적지에 빠르고 정확하게 도달한다. 차량 공유업체 등장으로 이용자 편의성은 증가했다. 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일자리를 빼앗길 우려가 커졌다.

□ 기술 발달은 일자리를 파괴하는 동시에 창조도 하는 양면성이 있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영국에서 직물 노동자들이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소개한 ‘핫도그 논쟁’은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보여준다. “핫도그 조리에서 기술 혁신이 일어나면 단기적으로 인력이 감축되지만 조리 비용을 낮추게 되므로 핫도그 생산 비용이 내려가고 수요가 올라간다. 그러면 더 많은 핫도그를 생산하고,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할 것이다.” (‘인공지능 AI공존 패러다임’, 김송호)

□ 일자리 외에도 AI가 인간을 위협할 분야는 상당히 많다. 직면한 위협은 AI가 군사 목적으로 쓰일 때다. 1984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살짝 엿볼 수 있는 미래다. 이미 각국에서 군사용으로 AI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AI 디바이드(격차)라고 한다. AI 소유와 활용 능력에 따라 사람과 사람, 기업과 기업, 국가와 국가 간 격차가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보와 재산, 권리 차원에서 AI 불평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AI 기술을 널리 공유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조재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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