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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사타구니가 불룩한 ‘소아 서혜부 탈장’

입력
2019.03.11 10:27
수정
2019.03.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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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발견 나이 만 3.3세… 빨리 교정수술 받아야 

 미숙아에게는 16~25%나 발견돼 

아기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킬 때 사타구니(서혜부) 좌우측이 심하게 비대칭이라면 ‘소아 서혜부 탈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럴 때에는 빨리 ‘서혜부 탈장 교정 수술’을 받는 게 좋다. 소아 서혜부 탈장이 왜 생기는 걸까?

태아가 엄마 자궁에서 자라는 동안 남자 아기는 고환, 여자 아기는 난소가 태아 뱃속에 위치하고 있다. 태아의 고환과 난소는 임신 기간 중에 이동을 하기 시작한다. 임신 7~9개월 사이에 남자 아기는 고환이 아기 음낭으로 이동한다. 여자 아기는 난소가 골반 내로 이동하게 되며, 난소와 연결된 자궁원인대가 아기 대음순의 가장자리까지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고환(또는 자궁원인대)가 지나온 길을 초상돌기(여자아기는 누크관)이라고 한다. 이동이 정상적으로 끝나면 길은 저절로 닫히게 된다. 하지만 일부 아기는 이 길이 닫히지 않은 채 태어난다. 정상 신생아의 1~5%가 닫히지 않은 초상돌기로 뱃속 장기가 빠지는 서혜부 탈장이 생긴다.

소아 서혜부 탈장 환자 가운데 10% 정도는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남자 아기가 여자 아기보다 5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평균 발견 연령은 만 3.3세이며, 3분의 1 정도는 첫 6개월 이내 발견된다.

임신 37주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에서는 서혜부 탈장의 발생 빈도가 16~25%로 알려져 있으며, 이 경우 남녀 발생비율은 비슷하다.

이렇게 발생한 소아 서혜부 탈장의 원인인 열린 초상돌기의 길은 저절로 막히지 않는다. 탈장된 장기(주로 장 또는 난소)가 다시 배 안으로 복원이 된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복원되지 않을 때(이를 감돈 Incarceration이라고 한다.) 작은 틈에 끼인 혈관이 탈장된 장기로의 혈액 공급을 못하게 되어 탈장된 장기가 괴사하는 이른바 교액(Strangulation) 증상이 생긴다.

이러한 증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잘 발생하며, 수술 이외에는 치료법이 없기에 서혜부 탈장이 발견되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수술을 받아 교정해야 한다.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을 시행하여 장기가 탈출하는 길을 막아주는 것이다. 수술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탈장이 일어나는 길 위를 절개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배 바깥쪽에서 탈장의 길을 찾아 막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법이다. 3개의 복강경 기구를 사용하여 배 안쪽에서 탈장의 길을 막는 방법이다. 수술 후 재발하기도 하는데, 지금까지 보고된 전 세계 소아외과 의사들의 연구에 의하면 절개 수술과 복강경 수술 모두, 수술 후 재발 비율이 1.0~5.5% 정도다. 두 수술 간에 재발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가지 수술법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수술 경험이 풍부한 소아외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오채연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소아 서혜부 탈장, 특히 신생아나 영아의 경우 처음 발생했을 때,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부모가 알아채기 어려울 때가 많다”며 “아이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시킬 때 서혜부와 사타구니의 좌우 대칭 여부를 잘 살피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오 교수는 “소아 서혜부 탈장은 자연히 사라지는 질환이 아니며 오히려 장 괴사, 천공, 복막염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발견 즉시 병원을 찾아 소아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어린 자녀의 서혜부 탈장은 저절로 호전되지 않으므로 발견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자녀의 서혜부 탈장은 저절로 호전되지 않으므로 발견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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